"특허가 우리 회사를 먹여 살리고 있습니다."
대구 동구 신서동의 제광산업공사는 '특허'로 국내 시장을 사로잡은 회사다. 400건이 넘는 지적재산은 제품의 신뢰도를 높였고 내수 시장에서 자사 제품을 보호하는 튼튼한 방패가 됐다. 또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특허로 사로잡다
1983년 문을 연 제광산업공사는 볍씨발아기에서 상토제조기, 산파'조파 육묘파종기 등 볍씨육묘파종기의 전 분야를 생산하고 있는 농기계 업체다.
구진섭(사진) 대표는 1970년대 이후 농업의 기계화가 시작되는 시점에 부친의 농기계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자신의 회사를 만들었다. 그는 "11년간 회사에 근무하면서 '품질완벽주의' 신념을 배웠고 농기계업을 2대째 운영한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를 설립한 구 대표는 다른 분야와 겹치지 않는 농기계를 찾던 중 분무기, 양수기, 펌프 등 소형 농기계 시장을 노렸다. 지금까지 육묘용 파종기를 비롯해 양수기, 노즐 등 육묘 관련 농기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30년간 구 대표가 집중한 것은 바로 '특허'다. 설립 초기 국내 농기계의 상당 부분을 일본 제품이 차지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우리만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그는 "한국 농민들이 일본 기계를 선호해서 국내 농기계 업체들이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일본제품이 넘볼 수 없는 '특허'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현재 제광산업공사는 육묘용 일괄자동파종기에서 수동파종기에 이르는 볍씨파종기, 탈망기, 세척기, 육묘상자자동공급기 등 파종 관련 상품과 다양한 노즐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제품이 특허를 가지고 있다.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등 지적재산이 총 430여 건에 이를 정도다. 특허 등록 비용만 10억원이 넘었다. 구 대표는 "회사 사무실에 만국기처럼 걸어놓은 것이 바로 특허증이다"며 "우리 회사의 자랑이고 제광산업공사를 말해주는 상징물이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 우수한 품질
제광산업공사의 제품은 수많은 특허에서 나오듯 우수한 품질을 보장한다. 파종기 분야 기술 및 품질은 국내 업계 1위로 육묘용 일괄자동파종기의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이 90%에 이르고 있다.
구 대표는 "특허 획득을 통한 기술력 향상, 이로 인한 노동력 절감형 제품 출시 등이 시장에서 제품이 인기를 얻은 이유다"며 "육묘상자파종기의 경우 40여 명이 붙어서 해야 했던 일을 제광산업공사의 제품을 이용하면 8명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인 JK-3000형은 상자 투입부터 물 뿌리기, 파종, 복토의 단계를 완전 자동화해 인건비 절감과 균일한 파종을 가능케 하면서 생산성을 극대화시켰다. 또 한층 개량된 볍씨 통을 장착해 볍씨를 균일하게 원하는 양만큼 정확히 파종할 수 있다.
또 다른 히트 파종기인 JK-2500형은 육묘상자를 한 장씩 손으로 투입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육묘상자 10장을 한 박스에 넣어 자동으로 한 장씩 투입되도록 제작해 적은 노동력으로도 일할 수 있게 했다. 육묘상자에 물을 주면 한쪽으로 몰리거나 넘쳐버리는 단점을 제거했으며 파종기 내의 육묘상자 이송장치를 벨트식에서 체인식으로 교체해 상자가 겉돌지 않고 정확한 이송이 가능하다.
구 대표는 "우리 제품은 확실한 기술력과 함께 일본산에 비해 가격이 4분의 1가량 저렴해 농가에서 이용하기 좋다"며 "자동화 기술 덕분에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어 농가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광산업공사의 제품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육묘용 일괄자동파종기, 육묘상자 공급기, 육묘상자 세척기 등 다양한 제품이 이란, 인도, 멕시코 등 해외를 누비고 있다.
◆남다른 농가 사랑
제광산업공사의 또 다른 자랑은 남다른 사회공헌 활동이다. 구 대표는 1982년 대구지방검찰청 청소년 선도위원을 하면서 주위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사회 곳곳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직접 어려운 이웃을 돌봤다. 그의 명함 뒤에는 한국청소년연맹 지도위원, 법무부 범죄예방상임선도위원, 법무부 보호관찰소 보호위원, 청송교도소 교정고문 등 여러 직함이 찍혀 있다. 주변을 위한 봉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구 대표의 의지를 담았다.
또 농기계 회사인 만큼 농촌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회사는 1사1촌 자매결연을 한 경북 의성군에 JK-3000형 5대를 기증한 것은 물론 가뭄지역에는 양수기를 지원해 농촌의 어려움을 함께하고 있다. 구 대표는 "30년간 농기계만 만들었는데 앞으로도 농촌과 함께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기술과 사회공헌으로 농촌의 발전을 돕고 있는 제광산업공사는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경산에 새로운 공장 부지를 확보, 새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구 대표는 "지금까지 기술과 특허로 제품의 신뢰를 쌓았듯이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 믿을 수 있는 농기계를 생산하는 회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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