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감 생산이 사상 최악의 흉작을 맞으면서 국내 대표 곶감 주산지인 상주의 농가들이 실의에 빠졌다.
상주는 감재배 농가 6천300가구 가운데 곶감 생산농가가 3천800가구로, 연간 곶감 생산량(1만t)이 전국 생산량의 60%에 달해 연매출 3천억원대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 한파와 여름 폭염에 이어 지난달부터 감나무에 급속히 번진 '둥근무늬낙엽병'이 치명적인 원인이 돼 상주곶감은 지난해 생산량의 20~30%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상주시 곶감 산지 일대에는 둥근무늬낙엽병으로 감나무 잎이 말라 감이 익기도 전에 떨어지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가지마다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야 하는데, 감이 떨어진 나무가 수두룩하다.
이 같은 현상은 상주뿐 아니라 충북 영동 등 전국 유명 감 주산지에도 나타나고 있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상주감시험장과 상주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극심한 겨울 한파에 상당수의 나무가 얼어 죽거나, 살아남은 나무도 몸살을 앓으면서 열매 맺는 것이 부실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부터는 감에 치명적인 둥근무늬낙엽병까지 겹쳐 수확량이 예년의 30%에 머물 것 같다고 밝혔다.
상주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둥근무늬낙엽병 균은 감이 한창 생장하는 5, 6월 포자 상태로 잎에 붙어 여름 잠복기를 보내다가 날씨가 선선해진 지난달 추석을 전후해 활동을 시작, 나무 전체로 빠르게 확산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병은 한 번 발생하면 방제나 치료법이 거의 없어 상주시와 농가들의 대응은 속수무책이다.
곶감 농가 이화영(72) 씨는 "이달 중순부터는 감을 따야 하는데, 수확할 감이 별로 없다"며 "평생 감농사를 지었지만 올해같이 농사를 망친 경우는 처음이다"고 하소연했다.
이번에 가장 타격이 큰 상주 곶감농가들은 다른 지역에서 감을 가져와 건조시켜 부족한 상주 곶감의 빈자리를 채워야 할 입장이지만, 타지역 역시 이 병으로 인한 피해는 마찬가지여서 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감 부족에 따라 올해 상주곶감을 비롯한 전국의 단감과 곶감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여 이번 여파가 소비자들에게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상주'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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