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사진으로 보는 동의보감/ 신전휘'신용욱 저/ 도서출판 백초 펴냄
우리나라 전역과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지를 답사하여 직접 약초를 채취하고 이를 바탕으로 7년간의 작업을 거쳐 700여 종의 한약재를 비롯해 3천여 장이나 되는 사진을 한 권의 책에 조심스럽게 담아낸 책이 나왔다. '약초사진으로 보는 동의보감'이다. 이번에 나온 것은 방대한 동의보감 가운데서 '탕액편'(湯液篇)이다.
400여 년 전 만들어진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은 21세기 오늘에 이르기까지 재조명, 재평가가 계속되고 있는 우리나라 한의약계가 갖고 있는 최고의 보고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지속적이고 심층적인 연구개발이 요구되는 이때에 한의약계에 큰 연구 자료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저자 두 사람의 기여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 저서의 출간을 계기로 동의보감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의약계에서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40년간 한의약계에 종사하면서 우리나라 한의약 발전에 기여해 온 변정환 대구한의대 명예총장은 자신도 내년을 목표로 '21세기 신동의보감의 비방전' 출간 준비를 하고 있다며 "동의보감은 소수의 한의약 종사자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며 그것을 저술할 때 조선시대 백성들의 양생, 신체, 질병 등의 생활과 문화를 모두 담고 있는 소중한 우리 민족의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런 점에서 보더라도 두 사람이 펴낸 약초사진을 가미한 이 책의 발간이 주는 의미는 가볍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의학(漢醫學)을 한의학(韓醫學)으로 고쳐 쓸 것을 제일 먼저 주창한 변 명예총장은 이어 "동의보감은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바와 같이 국민의 건강지침서이자 귀중한 의서(醫書)이며 그 많은 내용이 오늘날에도 상당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그 진가(眞價)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며 "중국이 국가적으로 한의학을 육성하지만 1613년에 간행된 25권으로 된 의서인 허준의 동의보감을 지금도 부러워한다는 점에서 동의보감에 대한 이 같은 연구 결과물은 앞으로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용육'신전휘 두 사람의 책 '약초사진으로 보는 동의보감'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독창성이다. 지금까지 숱한 동의보감이란 이름만 빌린 책에서 볼 수 없는, 쉽게 이해를 돕고 그 내용을 정확히 밝히려는 노력이 책 곳곳에서 발견된다. 약초(藥草) 하나에도 그 약초 외의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한 사진을 실어 '약초표본'처럼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다.
둘째 편이성에 있다. 하나하나의 약초 촬영에 있어서도 생태의 변화를 확인하여 사계절 현장 답사한 사실과 약재(藥材)가 되는 부위의 열매, 뿌리, 줄기, 잎 등을 접사촬영해 독자들에게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기존 책에서는 찾아보지 못하는 장점이다.
셋째는 편의성이다. 약초 한 가지에도 학명(學名) 외에 수많은 이름이 있는데 그것을 최대한 조사하여 기록해 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동의보감에 수록된 약재와 한국 중국 일본의 약전(藥典)과 비교한 표(表)는 약재 학명 찾기에 편의를 제공한 자료로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
이 책은 곡물류를 다룬 곡부, 과실류를 다룬 과부, 채소를 다룬 채부, 일반 풀을 다룬 초부 두 편, 그리고 나무를 다룬 목부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부록으로 한의약 용어 풀이, 동의보감에 수재된 약재와 한국 중국 일본의 약전 비교, 학명 찾아보기, 한약명 찾아보기, 식물명 찾아보기 등에 이어 참고문헌까지 싣고 있어 전문 연구자의 학문적 욕구도 충족시켜 주고 있다. 520쪽, 7만2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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