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활황이던 부동산도 정점에 다다랐고 저금리 탓에 은행에 돈을 맡겨도 수익이 변변찮다. 주식투자 역시 만만찮다. 특히 최근 코스피가 2천원선 언저리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박스권에 갇힌 형국이다. 낮아진 주가 차익 탓에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 배당수익을 노린 투자다. 금융투자업계는 배당주 투자는 대개 하반기에 이뤄지지만 올해는 박스권에 갇힌 증시 탓에 일찌감치 배당을 기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특히 배당주는 장이 특정한 방향으로 가지 않을 때, 전반적으로 금리가 낮을 때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낮은 주가 차익 배당주 펀드가 답
배당주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늘어난 배당액 때문이다. 최근 코스피 상장사들은 배당잔치를 벌였다. 현금배당총액이 전년에 비해 1.52% 증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691개사 중 현금배당을 실시한 440개사를 대상으로 배당현황을 집계'분석한 결과 지난해 현금배당을 실시한 기업의 (개별)당기순이익 총액은 55조1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7.48% 하락했지만, 배당금 총액은 1.52% 증가한 11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역시 배당이 대폭 늘었다. 배당을 실시한 192곳을 대상으로 배당금 증감 추이를 조사한 결과 배당금 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8.67% 증가한 4천297억원을 기록했다.
배당주 펀드란 고배당 종목을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로 경기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종목,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들을 주로 담는다. 배당주는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펀드로 투자하는 것이 거래 수수료도 절감되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배당주 펀드 투자에 있어 투자 시점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시장 상승에 따른 수익보다 고정적인 배당수익에 초점을 맞춰 운용되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등락에도 배당주 펀드는 지난 3개월간 4.91%, 1년간 6.99% 수익률을 기록했다. 안정적 성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배당주 펀드로는 지난 6개월간 2천700억원 더 들어왔다. 반면 성과가 부진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환매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투자대상으로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모주와 배당주에 주로 투자하는 '하이 공모주&배당주 10 증권 투자신탁 채권혼합' 펀드를 판매한다. 이 펀드는 국내주식 중 공모주, 배당주, 변동성이 낮은 주식을 선별해 펀드 순자산의 10%까지 편입해 운용한다. 기본 운용전략은 채권투자의 경우 국고채 통안채 특수채 등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채권 위주로 투자해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추구한다. 10% 범위의 주식투자는 공모주, 배당주 및 낮은 변동성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한다.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펀드'는 국내 우량기업 우선주와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안정적인 배당수익과 콜옵션 매도를 통해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특정 종목의 배당을 예측하기 힘들다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안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배당ETF는 'KOSEF고배당ETF'와 'ARIRANG배당주ETF' 등 2개다. 배당주ETF의 기초지수를 이용해 장기 성과를 비교해보면 2005년 이후 배당을 제외해도 평균적으로 KOSPI200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여기에 최근 파워고배당저변동성ETF가 추가됐다. 파워고배당저변동성ETF는 KOSPI200고배당 지수를 기초지수로, KOSPI200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75종목을 선정하고 이 가운데 변동성이 낮은 50종목을 배당수익률 비중으로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배당수익률은 높으면서 변동성은 더 낮은 것이다.
◆해외 배당주 펀드 각광, '직구시대'도 열려
미국의 배당주는 분기 배당을 한다. 따라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꾸준히 이익을 내면서 배당을 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를 선택할 때 최적의 주식 중 하나다. 해외 배당주를 담은 대표적인 펀드는 피델리티자산운용의 '글로벌 배당 인컴펀드'다. 미국과 유럽 등의 대표적인 배당주에 투자하는데 월 지급식으로 수익금을 받을 수도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올해 초 내놓은 '피델리티 유럽 배당 인컴펀드'는 배당을 계속 지급해 온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에 주로 투자한다. 한화자산운용의 '글로벌 배당주 투자펀드'는 미국'유럽'홍콩의 배당주에 투자한다.
KB 글로벌 멀티에셋 펀드와 슈로더 글로벌 멀티에셋 펀드도 글로벌 배당주와 미국 우량 회사채 등에 투자해 이자수익과 배당수익을 얻는 데 집중하는 펀드들이다. 블랙록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의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과 신흥시장까지 약 40개국, 700여 종목, 30여 통화에 걸쳐 광범위한 자산배분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직접 해외 배당주 펀드를 구매하는 시대도 열렸다.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를 통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직접 펀드에 가입하는 펀드슈퍼마켓이 지난달 24일 문을 열면서 '펀드 직구' 시대의 막이 올랐다. 금융사 창구를 통하지 않는 대신 저렴한 수수료를 내고 직접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펀드 상품을 고른다는 취지로 출범한 펀드슈퍼마켓은 시중 자금을 끌어모으며 순항 중이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배당주펀드 목표는 공격적 운용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있거나 하락하는 경우에도 안정적 운용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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