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로드
앤드루 롤러 지음 /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펴냄
퇴근길 간식거리 통닭, '불금'의 필수요소 '치맥', 한여름 복날의 동의어 삼계탕, 그리고 양계장에서 달걀을 제공하는 암탉. 이처럼 닭은 도시와 시골을 막론하고 한국인에게 매우 친숙한 가축이자 돼지고기에 이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육류이다. 그리고 해마다 전 세계에서 1억t의 닭고기와 1조 개의 달걀이 소비되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고양이, 개, 돼지, 암소를 모두 합친다 해도 닭의 숫자에 미치지 못한다. 쥐와 새까지 모두 더해도 여전히 닭이 많다. 현재 지구상에는 200억 마리가 넘는 닭이 살고 있으며, 이 숫자는 인간의 세 배에 달한다.
"대체 치킨이 뭐기에 우리는 이 새를 이토록 많이 먹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친숙한 대상일수록 그것에 대해 잘 안다고 착각하기가 쉽다. 가장 흔한 새이자 주요 단백질 공급원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닭의 뒤를 쫓아 전 세계를 돌아다닌 뒤 저자는 닭의 행적에 놀라운 함의가 담겨 있음을 발견한다. 닭은 아시아의 밀림에서 등장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 왕실 동물 농장의 스타가 되는가 하면, 미래를 예측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빛과 부활의 성스러운 메신저로 변신한다. 닭은 또 죽을 때까지 싸우면서 인간의 오락거리가 되거나 인간의 죄악을 대신해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또한 필리핀 마닐라의 투계 산업은 도박의 한 종류를 넘어 필리핀 정'재계의 은밀한 결단이 이루어지는 현장이 되었고, 애완동물이자 사치품으로서 인간의 욕구를 자극했다.
이 책은 이처럼 닭에 대한 역사와 현실을 종교와 인류학, 의학, 과학 등 다양한 주제로 나눠 자세하고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480쪽, 1만9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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