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더불어민주당 한 국회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와 관련, "대통령이 너무 많은 시어머니를 모시는 것 같다"고 했다. 인사를 하면서 신경 써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듣고 보니 틀린 말은 아닌 듯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오랫동안 함께했던 '자기 사람'보다 '다른 정치인들의 사람'을 청와대로 많이 불러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박원순 서울시장 인맥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014~ 2015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며 박 시장과 함께 일했다. 1년 6개월을 정무부시장으로 근무했던 그는 문 대통령의 영입 1순위로 청와대에 들어왔다. 청와대의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은 임 실장의 서울시 정무부시장 후임이었다. 하 수석은 2011년과 2014년 박 시장의 서울시장 선거 캠프에서 선거 총괄을 맡아 '박원순의 복심'으로도 불렸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도 2014~2017년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장으로 있으면서 박 시장을 도왔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도 2011년 선거 캠프에서 박 시장을 도왔다. 박 시장 취임 직후 서울시에 들어가 여성가족정책실장을 했다.
문 대통령이 박 시장 쪽 사람들만 쓰는 것은 아니다.
청와대의 입이라 할 수 있는 박수현 대변인은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에 있었던 사람이다. 민주당 쪽 얘기로는 요즘 새로이 떠오르는 사람은 이낙연 국무총리다. 문 대통령이 책임총리를 얘기한 만큼 인사에 대한 이 총리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지명자가 나오지 않은 장관 인선의 지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민주당 사람들의 전언이다. 문 대통령과 이 총리가 매주 월요일 오찬 형식으로 회동을 정례화하기로 한 것도 이 총리의 인사 권한이 커질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오랜 측근만이 아닌 경선에서 경쟁했던 사람들의 인맥까지 폭넓게 활용하는 중이다.
그러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도 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럴 확률이 크기에 이런 말이 나왔을 터. 검찰 개혁을 하겠다며 '모셔왔던' 법무장관 후보자는 낙마했다. 한미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회담에 악영향을 주는 말을 내뱉은 특보도 나왔다. '문재인정부 인사'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커지는 이유다. 사공 많은 배가 산으로 가지 않고 강을 따라 바다로까지 나아가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의 조타 실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이제 훌륭한 운전실력을 갖춘 대통령을 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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