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에 '콩나물 강의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현상이다. 무슨 초중고 교실도 아닌데, 대학생들이 빽빽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고 하니 서글프기 짝이 없다. 아무리 재정 여건 때문에 교원을 충원하지 못해 벌어진 현상이라고 해도, 지역 대학의 경쟁력 차원에서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중대한 문제다.
전국적으로 4년제 대학은 대규모 강좌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지만, 지역 대학들은 지난해보다 다소 늘어나거나 비슷한 경향을 나타냈다. 교육부가 주관하는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중'소규모 강좌가 많아야 심사에 유리하므로 대규모 강좌는 줄기 마련이지만, 지역 대학의 사정은 다소 다르다. 수도권 대학에 비해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음을 나타내는 지표인 만큼 미래가 걱정스럽다.
영남대는 수강생 20명 이하의 소규모 강좌 수가 지역 대학 가운데 가장 적고, 21~50명의 중규모 강좌가 많았다. 소규모 강좌는 2016년 2학기 947개였다가 지난해 2학기에는 886개로 줄었다. 51명 이상의 대규모 강좌는 지난해 2학기 651개로 다른 대학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계명대는 대규모 강좌는 소폭 줄었지만, 소규모 강좌는 그리 늘지 않았다. 소규모 강좌는 지난해 2학기 1천473개였고, 대규모 강좌는 593개였다.
경북대는 대규모 강좌가 늘고, 소규모 강좌는 약간 줄어드는 퇴행적인 현상을 보였다. 대규모 강좌는 2015년 2학기 840개였다가 지난해 같은 학기 851개로 늘었고, 소규모 강좌는 같은 기간 1천463개에서 1천455개로 감소했다. 재정 운용 면에서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국립대가 사립대와 그리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으니 뭔가 잘못된 것 같다.
흔히 수강생 20명이 넘으면 토론 및 발표 중심의 수업이 어렵다고 한다. 이런 수준의 교육 환경으로는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입에 담을 수조차 없다. 등록금이 동결되고 정원이 줄어들면서 재정 여건이 어려워졌지만, 교원 수를 늘리고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아직도 무사안일에 젖은 지역 대학과 구성원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마음을 바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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