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일정으로 5일 오후 북한으로 떠난 문재인 대통령 대북특사단의 가방 안에 과연 어떤 서류가 담겼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석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손에 쥐여진 문 대통령의 친서(親書)에 우리 측 제안의 골격이 담겨 있겠지만 특사단은 북측 인사들과의 만남에서 다양하고 폭넓은 의제들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청와대가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밝힌 방북 의제는 ▷북미 대화 여건 조성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정착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를 출발점으로 하는 남북관계 개선이다.
◆북한, "미국과 대화하겠다" 약속하나?
가장 큰 과제는 비핵화를 전제로 북미 대화에 나서겠다는 북측의 메시지를 받아올 수 있을지 여부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선결 조건으로 북미 대화를 제시한 바 있다. 특사단은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는 점을 확인시킨 뒤 "북한이 핵'미사일 포기에 나설 경우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체제 안전보장을 약속하고 평화체제 구축과 국제사회 지원 등을 통해 고립 구도에서 벗어나도록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라는 '직격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정상 차원에서 대화하는 것이 서로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큰 틀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북특사로 활동했던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나와 "(특사단이) 문 대통령의 의지를 담은 큰 그림을 얘기하지 않을까 싶다. 한반도 상황을 극적으로 바꿔내기 위해서는 결국 트럼프, 김정은 간에 정상회담이 이뤄져야 할 필요성, 그리고 한국의 의지가 담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인클럽 만찬에서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사실상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여건의 성숙'이라는 조건을 달아 수용했지만 이번에 북한이 북미 대화 의지를 보여준다면 남북 정상회담 논의가 급진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남북관계 개선 방안도 논의되나?
특사단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만들어진 남북 대화 무드를 이어가는 추가적 조치들을 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특사 답방 및 분야별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겨레말큰사전 등 민족 동질성 회복사업, 보건'의료'산림'종교'체육 등 남북교류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 화해 무드에 힘입어 금강산 관광 재개나 개성공단 재가동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사단 방북이 이 같은 조치들의 물꼬를 틀 수도 있다.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 경제적 측면에서도 이득이 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방북에서 남북 간 소통채널을 늘리는 차원에서 2차 고위급회담이나 군사 당국회담 개최에 남북이 원칙적으로라도 합의할 수도 있다. 또 남북 최고지도자 간 핫라인이 구축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지난달 방남한 북한 대표단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김창선이 포함된 데 이어 우리 측 특사단에도 문 대통령의 오랜 최측근인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탈북 여종업원 송환 문제로 답보 상태였던 이산가족 상봉 역시 남북 대화 분위기 속에 중국 등도 지지를 표하고 나선 만큼 특사단이 적극적으로 성사를 건의할 가능성도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남아공 대통령·호주 총리와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