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매니지먼트 하는 '비아트리오'는 11년 동안 유럽투어를 5번 했다. 한국 아티스트 최초이자 최다로 세계 최고 권위의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2011, 2013, 2017년 3번 공식 초청받았고, 이젠 누구나 다 아는 영국 에든버러와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도 공연을 했다. 특히 지난해 유럽투어에서는 프랑스 유니버설 레코드에서 비아트리오를 초청 단독 쇼케이스도 열어줬다. 그 자리에는 프랑스의 저명인사들이 초대됐다.
공식적으로 5번의 유럽투어로 230일 동안 25개국 60개 지역에서 200회 이상의 공연을 했다. 거기에 더해 내년에도 4번째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초대도 받았다. 평균 2년마다 가는 유럽투어에서 놀라운 성과를 얻었고, 그 성과들로 해외 진출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그런데 이런 비아트리오에게 유럽보다 더 가기 힘든 곳이 있으니 바로 대한민국 서울이다.
비아트리오의 서울 진출 노력은 사실 유럽투어보다 먼저 시작됐다. 2008년 첫 음반을 내고 서울 클래식 시장을 두드려 봤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손이 떨릴 만큼 지방 음대 출신의 비애를 톡톡히 맛보고 낙향했다. 두 번째 서울 진출 노력은 2011년 두 번째 유럽투어, 첫 번째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을 갔다 온 직후였다. 공연들 중 출연료가 많은 공연이 국제회의 공연이다. 비아트리오도 대구에서 하는 국제회의 공연은 하고 있었지만, 서울이 압도적으로 국제회의 공연이 많기 때문에 수소문 후에 서울 국제회의 전문업체에 팀 프로필을 들고 찾아갔다. 업체 직원분이 우리 팀 프로필을 보더니 지금 국제회의 공연을 하고 있는 팀들의 프로필을 몇 개 보여줬다. 우리 팀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월등한 학력과 경력 등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가 앞으로 채워야 할 부분을 깨닫고 또다시 낙향했다. 세 번째 서울 진출은 2013년 세 번째 유럽투어 후, 두 번째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을 갔다 온 이후였다. 이때는 놀랍게도 홍대 클럽에서 비아트리오를 초대했다. 한국 최초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진출한 팀으로 인정해서 초대해준 것이었다. 홍대 클럽에서의 공연은 한마디로 최고였다. 하지만 그 한 번이 마지막이었다. 더 이상의 초대는 없었다. 그리고 우리도 더 이상 서울 진출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대구와 유럽에서의 공연들로도 정신없이 바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또 불러 주지 않을까' 하고 그렇게 5년이 지났다.
며칠 전, 서울로 출장을 갔다 왔다. 간 김에 홍대의 유명 공연장을 모두 돌아다녔다. 몇몇 공연장에선 우리를 알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기쁘고 용기가 났다. 다시 서울 진출을 준비한다. 예전보다는 여건은 훨씬 좋아졌다. 우리에겐 유럽보다 가기 힘든 그럼에도 포기 할 수 없는 서울.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것처럼 또다시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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