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엔 홀몸노인,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이 많아요. 따뜻한 밥 한 끼라도 제공해 힘겨운 삶을 조금이라도 돕고 싶어요."
24일 대구 달서구 본동 허병원 옆 무료급식소. 오전 9시가 되자 어르신 10여 명이 줄을 섰다. 11시 30분부터 배식하는 점심을 놓칠세라 일찌감치 식권을 받기 위해서다. 11시가 되자 어르신 줄은 20m 이상 길어졌다. 휠체어를 탄 어르신, 지팡이를 짚고 나온 어르신, 중풍이 온 어르신 등 몸이 불편한 분이 많다. 무료급식소는 장소가 협소해 어르신 50명씩 3차례에 걸쳐 점심을 배식하고 있다. 식판에는 쌀밥과 쇠고기국, 김치, 나물 등 3찬이 나왔다. 첫 배식에는 아침 겸 점심을 드시는 분이 많아 밥을 수북하게 떠주고 있다. 부녀 회원들이 배식을 도왔고 점심은 오후 1시쯤 모두 끝났다. 이곳 무료급식은 어울림자원봉사센터가 운영하고 있다.
어울림자원봉사센터(홍종열 대표'64)는 2006년 설립됐다. 등록 회원은 1천 명이 넘고 1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후원자는 80여 명으로 1인당 5천원, 1만원의 소액을 후원해 운영하고 있다.
무료급식은 매주 수, 토요일 어르신 150여 명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배식 봉사는 어울림봉사단이 하고 있다. 적십자 달서지회, 달서소방서 의용소방대도 월 1회 급식봉사에 동참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칠곡, 현풍 등 먼 지역에서도 한 끼 밥을 먹기 위해 오고 있다. 배식 전 30분은 재능기부 단체들의 색소폰, 노래 등 공연도 곁들이고 있다. 공연은 무진공연예술단 등 5곳에서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97세 할아버지도 자전거를 타고 점심을 드시러 오셔요. 급식 어르신 중에 최고 고령자로 아직도 정정해요. 밥 한 끼에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항상 인사까지 해요."
급식센터는 매월 목요일 3차례 승합차에 음식을 싣고 경로당에 찾아가는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작년부터 달서구 관내 경로당 200여 곳을 대상으로 벌써 60여 곳에 급식봉사를 했다. 경로당 급식봉사는 새마을부녀회 회원들도 배식을 돕고 있다. 급식센터는 매년 상하반기 2차례 효잔치를 10년째 베풀어 오고 있다. 학산공원, 와룡공원 등지에서 어르신 500여 명을 모시고 공연, 노래자랑을 하고 푸짐하게 밥도 제공하고 있다. 올 상반기는 내달 19일 상인동 제1공영주차장에서 효잔치가 계획돼 있다. 또 매년 효도관광도 5년째 열고 있다. 전세버스 1대를 빌려 홀몸노인 40여 명을 모시고 청와대, 국회의사당 등 나들이를 하고 있다.
급식센터에는 열정적 후원자 및 회원들이 많다. 홍 대표는 매달 급식비로 소요되는 250만원 가운데 150만원 정도 자부담을 하고 있다. 배추무상추 등 채소는 매천농산물도매시장 상인 3, 4명이 꾸준히 후원해주고 있다. 봉사단장인 김교철 씨는 식당을 하면서 두부 등 부식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 봉사부단장인 양정숙 씨는 음식 조리를 책임지고 있다. 운영위원인 조분희 씨는 본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어르신을 모시고 급식을 하기도 한다. 운영위원인 진영미 씨도 전기건설업을 하면서 토요일 조리를 맡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석창섭 회원은 토요일 가족이 있는 대구에 내려와 급식봉사를 하고 올라가기도 한다.
홍종열 대표는 "급식소 공간이 너무 좁아 애로가 많다. 어르신들이 급식을 기다리며 밖에 줄 서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재원이 마련되는 대로 급식 장소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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