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은 지난해 9월 환경부로부터 국내 아홉 번째, 도내 세 번째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포항시, 경주시, 영덕군, 울진군 등 경북 동해안 일대의 해안과 일부 낙동정맥을 포함한다.
◆울진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의 가장 북쪽에 있는 울진군에는 덕구계곡, 불영계곡, 성류굴, 왕피천 등 4곳의 지질명소가 있다. 울진은 서쪽으로 험준한 산악 지형과 맞닿아 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다양한 자연'생태자원을 갖고 있다. 생태관광과 지질관광을 함께 즐기기에 적합하다.
덕구계곡은 약 3㎞에 이른다. 계곡을 따라 세계 곳곳의 유명한 다리들의 축소판이 재현돼 있어 특색 있는 경관을 자랑한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덕구온천이 있다. 덕구계곡 지역은 주로 화강편마암과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다. 이 암석들이 쪼개진 틈을 따라 올라와 굳은 안산암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불영계곡은 울진군 서면 하원리부터 근남면 행곡리까지 이어지는 약 15㎞의 긴 계곡이다. 이곳은 굽이진 계곡과 특이한 형태를 보이는 암석(부처바위, 사랑바위)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불영계곡은 20억 년 전에 만들어진 편마암으로 이뤄져 있다. 편마암은 땅속 깊은 곳에서 아주 높은 열과 압력을 받아 변형된 암석이다. 편마암이 드러나게 된 것은 동해로 흘러나가는 계곡물이 오랜 시간 편마암 위의 돌을 깎아냈기 때문이다.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왕피천 일대는 원시 자연환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멸종 위기종과 희귀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뛰어난 생태관광 명소이다.
◆영덕
울진의 남쪽에 있는 영덕군에는 철암산 화석산지, 고래불 해안, 원생대 변성암, 영덕 대부정합, 죽도산 퇴적암, 경정리 백악기 퇴적암, 영덕 화강섬록암 해안 등 7곳의 지질명소가 있다. 영덕군의 지질명소는 대부분 해안과 접하고 있어 동해안에서 나타나는 여러 지형을 잘 드러내고 있다.
철암산의 5.5㎞ 등산로 코스는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약 2천300만 년 전(신생대)의 굴, 가리비 화석이 잘 발견된다는 점 때문에 '화석 등산로'라고 불리며, 체험학습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철암산을 이루고 있는 암석은 큰 자갈들이 박힌 역암이다. 화석들은 주로 이 역암에 분포하는데 특히 범바위와 솥바위 주변에서 가장 명확하게 나타난다.
고래불 해안은 길이가 약 4.6㎞, 폭은 30~100m에 달한다. 고래불 해안을 따라 분포하는 염습지와 해안사구는 지형학적, 생물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 염습지는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 섞여서 염도 변화가 큰 습지를 말한다. 이곳에서는 바다나 육지에서 보기 힘든 식물들이 많이 자라며 조류, 어류 등 다양한 생물들의 산란지가 된다. 고래불 해안에는 육지 쪽에 모래가 언덕모양으로 쌓인 지형인 해안사구도 있다.
영덕 화강섬록암 해안에는 동해 바닷물에 의해 지속적으로 깎여 생긴 다양한 침식지형이 발달해 있다.
◆포항
영덕의 남쪽에 있는 포항시에는 내연산 12폭포, 두호동 화석산지, 달전리 주상절리, 구룡소 돌개구멍, 호미곶 해안단구 등 5곳의 지질'지형 명소가 있다. 포항은 산업화가 급속히 이뤄진 도시이지만 근'현대 문화와 지질'지형 유산 간의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내연산은 약 14㎞에 이르는 계곡을 따라 다양한 형태를 가진 12개의 폭포가 있다. 하나의 계곡에 여러 개의 폭포가 발달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무풍, 관음, 연산폭포(제5~7폭포)는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선 곳에 웅장하게 발달해 있다. 내연산 바위는 모두 화산재가 굳은 암석으로 이뤄져 있다. 이곳의 다양한 폭포들은 이러한 암석에 발달한 틈의 영향을 받아 형성됐다.
두호동 화석산지는 영덕의 철암산 화석산지와 더불어 동해 환경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지로 꼽히고 있다. 화석은 한반도와 붙어 있던 일본이 잡아당기는 힘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동해가 형성되었을 때 만들어졌다. 잡아당기는 힘이 영향을 주어 땅이 벌어지게 됐다. 벌어진 틈을 따라 주변에 있던 퇴적물들이 이곳에 살고 있던 생물들을 빠르게 덮으면서 화석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호미곶 해안단구는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에 위치한 계단 모양의 지형이다. 예로부터 이곳은 한반도를 호랑이에 비유하였을 때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일출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경주
포항의 남쪽에 있는 경주시도 남산 화강암, 골굴암 타포니, 양남 주상절리군 등 3곳의 지질'지형 명소가 있다. 경주는 신라의 천년고도로 수많은 역사문화유산을 지닌 도시이며, 지질'지형 유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신라인의 문화를 발견할 수 있다.
남산은 금오봉과 고위봉을 중심으로 한 긴 타원형의 화강암 바위산이다. 화강암은 석재로 흔히 쓰이는 대리암이나 석회암에 비해 단단하고 비와 바람에 잘 깎여나가지 않는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남산의 수많은 문화재들이 오랜 시간 동안 잘 보존된 것은 화강암의 이러한 특성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남산 화강암은 신라 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재로 손꼽히는 석가탑과 다보탑을 만들 때도 쓰였다.
양남 주상절리군은 지난 2012년 9월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됐다. 주상절리는 주로 현무암과 같은 화산암에서 형성되는 육각기둥 모양의 돌기둥을 의미한다. 주상절리 명소로 유명한 제주도 중문 주상절리나 광주의 무등산 주상절리는 위로 솟은 주상절리이다. 이곳 양남 주상절리군을 이루는 주상절리들은 1.7㎞ 정도의 짧은 해안 사이에 부채꼴 주상절리, 누워 있는 주상절리, 기울어진 주상절리, 위로 솟은 주상절리 등 다양한 모양을 가지는 주상절리들이 모여 있다. 특히 둥글게 펼쳐진 형태의 부채꼴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들다.
◇한반도-일본 떨어져 나가며 동해안 형성…활발한 화산 활동 후 지각 융기
동해는 과거 한반도와 붙어 있던 일본이 떨어져 나가면서 벌어진 틈으로 바닷물이 들어와 형성됐다.
과거 신생대 초기 인도대륙이 유라시아대륙과 충돌하면서 한반도 남동부 지역은 당기는 힘이 작용하면서 한반도와 일본은 점점 더 벌어지게 됐다. 이때 벌어진 틈으로 용암이 솟아오르며 포항과 경주 지역에 활발한 화산 활동이 발생했다. 달전리 주상절리와 양남 주상절리군 등을 만든 용암과 구룡소, 호미곶, 골굴암을 만든 화산 분출물들은 이 시기의 화산 활동에 의해 만들어졌다.
한반도와 일본의 벌어진 틈으로는 돌이나 모래흙, 화산 분출물과 같은 퇴적물이 흘러 내려와 쌓이기도 했으며, 이때 파묻힌 생물들은 철암산 화석산지, 두호동 화석산지의 화석이 됐다.
그 이후 동해안은 동해가 발달함에 따라 땅이 솟아오르는 변화를 겪었다. 호미곶에는 해안단구가 만들어지고 철암산 화석산지의 바다생물 화석은 땅 위로 올라와 산꼭대기에 있게 됐다. 울진 지역에서는 동해안 융기에 따라 계곡을 흐르는 하천이 더 세차게 흘러내리게 돼 계곡 바닥을 더 활발하게 깎았다. 이런 작용이 울진의 깎아지른 계곡들을 만들었다.
경북도 관계자는 "동해안은 지금도 거친 파도를 맞아가며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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