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북한 김정은과 두 번째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회동 결과에 대해 "건설적이면서 좋은 대화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김정은도 "만족한 합의를 봤다"고 밝혔다고 북한 매체들이 10일 전했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이 북미 정상회담의 시기·장소·의제 등에 합의를 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나아가 김정은이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호의적 반응을 보였을 것이라는 희망적 분석도 제기된다.
정말 그렇다면 북미 정상회담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아직은 모든 것이 '말'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김정은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제 행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기 전에 중국 시진핑 주석을 찾아가 지난 3월 1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밝힌 '단계적 비핵화'를 재확인했다. '선 비핵화 후 보상'이라는 미국의 해법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임이 분명했다. 이런 사실은 김정은이 '판문점 선언'에서 밝힌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정말로 있는지 헷갈리게 한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김정은이 어떤 언행을 보이든 흔들리지 않고 우리의 원칙을 확고히 견지해야 한다. 그래야 김정은과의 '비핵화 게임'에서 이길 수 있다. 그 원칙이란 CVID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불충분한 협의는 수용할 수 없다"며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15년 뒤 이란이 핵개발을 재개할 수 있는 함정 때문이다. 이런 결정에 대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시그널을 북한에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에게 CVID를 상기시킨 것이다. 문재인 정부도 미국의 이런 의지를 공유해야 한다. 북핵 문제를 우리의 바람대로 해결하려면 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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