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군위군 제2석굴암은 고등학생, 대학생에게 매년 장학금을 주며, 장학금 수여 자체를 중요한 불사로 여기는 사찰이다. 제2석굴암 주지 법등 스님은 매년 장학금 주는 것을 사찰의 사명이자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20일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고등학생, 대학생을 위한 장학금 전달식이 있었다. 법등 스님은 "옥석도 다듬어야 보석이 되듯, 사람은 배워야 보배가 된다"며 "미래의 큰 꿈을 품고, 향후 사회에 따뜻한 향기를 전하는 사람으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고 법문했다. 제2석굴암은 이날 고등학생 10명에게 50만원, 대학생 10명에게 100만원씩을 전달했다.
법등 스님을 중심으로 제2석굴암 자체적으로 장학금을 조성해,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이 행사는 올해로 13회를 맞았고, 지난 13년 동안 총 4억원이 전달됐다. 이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 중에는 현재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지만, 이미 공무원,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인으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법등 스님은 강원도 상원사,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를 거쳐 이곳 제2석굴암으로 왔으며, 이곳에서만 45년째 수행정진을 하고 있다. 세속 나이로는 80줄에 드셨다.
댓바람에 '어떻게 매년 이 많은 장학금을 조성하느냐'는 질문에는 "절 재정이 넉넉지도 않고 내가 무슨 돈이 있겠는가"라며 "다만 장학금 조성을 위해 절에서 아낄 수 있는 것은 아끼고,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리 힘들어도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법등 스님은 다 해지고 닳아 기워 입느라 바느질 자국들이 선명한 승복을 걸치고 있다. '깨끗한 옷이 없냐'고 묻자, 스님은 "아직까지 내가 바느질하고, 빨래도 스스로 한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하자'는 생각을 실천하고 있는 스님은 "절을 짓고 가꾸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상에 전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크고 잘 가꾸어진 사찰이라도 불자가 없으면 소용없다. 이제부터라도 불교계는 젊은 신도를 양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설파했다.
마지막으로 법등 스님은 작금의 불교계 현실에 대해 "불교계 지도자들이 수많은 불자들 보기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습니까. 특히 스님들 중에서도 세상 일을 보는 사판승들은 부처님 가르침을 각별히 새겨야 합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스님은 "하루가 다르게 건강이 쇠약해지고 있지만, 살아있는 동안에는 계속 장학금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꼭 쥐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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