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린웨이프로젝트 펼치는 포항시④-100년 철도부지, 도시숲으로 새롭게 태어나다

새로운 랜드마크 및 관고아명소로 부상

◆포항 도심이 아름다운 도시 숲으로

포항 도심을 지나가는 폐철도부지가 아름다운 도시숲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포항 그린웨이(Green Way) 프로젝트'의 대표적 사업인 폐철도부지 도시숲 조성사업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 5월 효자교회에서 이동고가차도에 이르는 2.1㎞ 구간을 시민들에게 개방했고, 다음 달에는 이동고가차도에서 서산터널에 이르는 2.2㎞ 구간을 개통할 예정이다.

포레일(Forail'숲을 뜻하는 'Forest'와 기찻길을 뜻하는 'Rail'의 합성어)로 이름 붙여진 이 공원은 총 길이 4.3㎞, 면적 12만㎡에 이르는 대규모 도시숲이 포항의 새로운 허파역할을 하게 된다. 도심을 관통하던 철길 자리에는 포항시민의 꿈과 희망이 담긴 나무가 심어졌다.

포항시가 폐철도부지를 도시숲으로 재탄생 시킨 뒤 도시숲 걷기대회를 열고 열어 많은 시민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포항시 제공
포항시가 폐철도부지를 도시숲으로 재탄생 시킨 뒤 도시숲 걷기대회를 열고 열어 많은 시민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포항시 제공

1공구(효자교회~대잠고가차도)의 댄싱 프로미너드(Dancing Promenade'춤추는 산책길), 효자갤러리, 어울누리숲, 랜드폼, 불의 정원을 조성한 데 이어, 2공구(대잠고가차도~이동고가차도)에는 오크정원, 음악분수, 유아놀이숲 등으로 꾸몄다.

3공구(이동고가차도~서산터널)에는 쌈지마당, 기다림의 정원, 커뮤니티마당 등을 비롯해 저마다 주제가 뚜렷한 19개의 구역으로 구성된 녹색 친환경 공원이 시민의 힐링장소이자 산소공급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던 '불의 정원'은 단연 인기 최고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성모병원 입구 건널목을 지나면 보이는 '불의 정원'은 24시간 꺼지지 않는 천연가스 불길로 지난해 폐철도부지 도시숲 조성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관정을 굴착하던 중 지하 200m지점에서 천연가스가 분출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당시 관정 작업 중 천연가스에 불꽃이 옮아붙어 불길이 치솟았다. 금방 꺼질 것으로 예상했던 불길은 아직도 타오르고 있다. 포항은 지난 1976년에 석유가 발견됐다는 언론보도가 세간의 관심을 모은데 이어, 2006년에는 흥해읍의 한 가정집에서 천연가스가 발견된 적이 있어서 전국적인 화제가 된 바 있다.

또한 보행유도등과 가로등을 설치해 시민들이 다니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으며, 여름이나 방학기간에는 벽천폭포와 음악분수, 스크린분수를 가동·운영할 예정이다.

도시숲에 설치된 음악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다. 포항시 제공
도시숲에 설치된 음악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다. 포항시 제공

이밖에 폐철도부지 도시숲과 인접한 기존의 지곡주택단지의 녹지축과 그린웨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자전거 및 산책로 연결 사업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포항시는 폐철도부지 도시숲 공원과 관련해 각종 시설의 탄력적인 운용과 안전사고 예방에 중심을 두고 시민들이 여가와 휴식,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달 19일부터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되면서 도심 한가운데 녹색공간이 살아 숨쉬며 휴식과 운동,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그린 인프라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잘 해내고 있다.

또한 도심지와 수변지역, 산림지역이 서로 엮어지고 연결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재생과 재창조의 촉매역할은 물론 앞으로 확대추진하게 될 '그린웨이 프로젝트'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폐철도부지 도시숲 공원을 시작으로 도심과 바다, 산, 들 곳곳에 촘촘하고도 드넓은 그린웨이가 펼쳐지고 있다"면서 "시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레저공간으로 탈바꿈함과 동시에 도시재생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관광객 증가로 중앙상가와 죽도시장 등 인근 상권이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철도 부지의 화려한 변신

포항시는 앞서 지난 2016년 7월 대규모 폐철도부지 도시숲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착공 2년만인 다음 달이면 포항도심에는 지난 2011년 조성된 북구 우현동 일원에 조성된 2.3㎞ 구간의 폐철도부지 공원과 연계해 시내를 관통하는 총 6.6km의 선형 도시숲이 생기게 된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포항도심의 옛 포항역은 1918년 11월 보통 역으로 문을 열었다. 거의 한 세기 동안을 효자역과 옛 포항역을 잇는 도심 철길을 따라 수많은 사람과 물자가 오고 갔지만, 2015년 새로운 포항역이 흥해읍에 들어서면서 도심 철길은 제 역할을 다했다.

따라서 포항시는 KTX 개통으로 포항역이 옮겨가면서 생긴 철도 유휴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폐철도부지를 시민친화 공간으로 조성하는 공간재생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폐철도 부지가 철길 숲으로 아름답게 변모해 시민들의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거듭났다. 포항시 제공
폐철도 부지가 철길 숲으로 아름답게 변모해 시민들의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거듭났다. 포항시 제공

당시 한국철도시설공단과의 폐철도부지의 기부채납에 따른 무상사용 사전승인 절차도 순조롭게 이뤄졌다.

2015년 12월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처음으로 실시한 철도 유휴부지 활용사업 제안신청에 포항시가 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시범사업에 포함돼 도심 내 폐철도 부지에 대한 전국 최초의 무상활용 승인을 획득했다.

철도 유휴부지 활용지침에 따르면 지자체가 이를 활용해 공원, 자전거길, 쉼터 등 주민친화적인 공간으로 활용할 경우 부지를 매입하지 않아도 국유재산법에 따른 기부채납 요건을 갖추면 무상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적용돼 포항시는 토지보상비 200억여원을 절감한 바 있다.

착공식 당시 이강덕 시장은 "사업이 완료되면 100년간 철도 때문에 분리됐던 지역 간 소통과 화합은 물론 구도심 활성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침체된 원도심에 녹색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녹지서비스 문화를 통해 안전하고 행복한 도심조성으로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상대로 현재 일부 구간을 선보였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효자동의 최현숙 (57) 씨는 "무더운 여름철 열섬화로 인해 녹아버릴 것만 같던 잿빛 도시가 시원한 그늘이 있는 녹색도시로 바뀌고 있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면서 "도심 한복판에 큰 공원이 생기고 녹색도시가 된다는 것이 기분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나무와 숲이 주는 혜택을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50조원에 이르게 되며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매년 105만원 정도의 혜택을 받는 셈이 된다. 최근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삶의 질 향상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정성껏 심은 나무 하나하나가 모여 숲이 되고 그 숲에서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생기고 산새들과 야생동물의 보금자리가 되어 사람들과 공존을 하면서 자연과 함께 공생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포항시의 '그린웨이 프로젝트'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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