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체크] 볼 수 없는 풍경 전수분 지음 / 만인사 펴냄

볼 수 없는 풍경
볼 수 없는 풍경

'氷자 쓰인 얼음집 / 굴뚝청소 소리 지르는 사람 / 새끼줄에 연탄 한 장 들고 가는 것 / 지금은 볼 수 없다 (중략) 마당 가득히 마른 풀향기 / 보리짚 타닥타닥 타는 소리/ 사금파리로 소꿉놀이하는 아이 / 지금은 볼 수 없다 (중략)' -'볼 수 없는 풍경' 중에서

70여 편이 실린 시집에서 시인은 세월이 지나 지금은 볼 수 없는 어릴적 풍경과 추억을 끄집어낸다. 꿈속에서나 그려볼 수 있는 그리운 기억들이다. 시 구절구절마다 그때 그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잔뜩 묻어 있다.

시인은 시집 자서(自序)에서 "시의 연결고리인 삶의 매듭이 이어지는 시 앞에서 또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시가 대신 말하는 것이겠지요. 연두가 진초록으로 물드는 봄을 앓으면서도 그저 행복합니다"라고 썼다.

김기연 시인은 "시인은 묻어둔 기억의 테이프를 돌려 조근조근 들려주거나 의미적 뉘앙스로 재구성해 건네주고 있다"며 "그의 독특한 화법과 인상적인 감각을 따라가노라면 잠시나마 삶의 숙제가 여유롭게 풀려나는 맛을 느낀다"고 평했다.

저자는 2015년, 2017년 매일신문 시니어문학상 특선, 2016년 대구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의 숲'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104쪽,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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