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15개 산업단지 올해 1분기 생산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며 지역 영세업체들은 경영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섬유와 자동차 부품 등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의 부진이 두드러져 지역 경제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통계에 따르면 대구의 국가'일반산업단지 15곳의 올해 1분기 생산액은 6조5천695억원으로 전년동기 6조9천11억원보다 4.8%(3천315억원)가 감소했다. 특히 성서 1~4차를 비롯해 검단, 달성1차, 서대구, 제3산단 등 노후 산업단지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
대구성서산업단지(이하 성서산단)에 있는 금속가공업체 A사는 자동차 부품을 열처리해 납품하는 3차 협력업체다. 해당 업체는 현재 열처리 설비 10대 중 7대만 가동하고 있다. 이마저도 수주 물량이 줄어 7대 중 3대는 오후 9시 이후 가동을 멈춘다. 업체 측은 자동차 내수 생산량이 줄어 영세한 3차 협력업체들은 일감 수주를 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출혈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했다. '손해보고 판다'는 말이 나올 만큼 마진율을 한껏 낮춰야 수주 계약을 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올들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제조원가는 올랐는데 수주 계약액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줄었다. 공장을 세울 수는 없다는 생각에 울며 겨자 먹기로 납품하고 있지만 오래 버티기는 힘들 것 같다"며 "업종을 막론하고 산단 전체가 침체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경기 부진은 자동차 부품, 섬유 등 지역 대표 업종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지역 산단 중 가장 규모가 큰 성서산단의 경우 조립·금속 업종의 가동률은 지난 1분기 75.42%로 2010년 84.86%에서 10% 가까이 떨어졌다. 1분기 섬유 업체 가동률은 62.37%로 1년 새 4.89%포인트(p) 감소했다. 성서산단에 있는 3천35개(지난해 12월 기준) 업체 중 1천699개가 자동차부품과 섬유 업종으로 절반을 넘는다.
대구 서대구산업단지에 있는 섬유가공업체 B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업체는 지난 5월 기준으로 순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까이 줄었다. 중국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는 섬유 가공 약품의 가격이 지난 몇 년 새 크게 오른 데다, 노동집약적인 업종 특성 때문에 올해부터 늘어난 인건비 부담이 치명타가 됐다.
B사 대표는 5년 내로 사업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업체들 대부분이 20~30년 전 설비를 그대로 쓰고 있다. 설비 내구 연한이 25년쯤 되는데 설비 교체 비용이 수천~수억원에 달해 경영자들이 아예 사업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경우가 올해 들어서만 수차례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면 공장 부지가 저렴한 성주, 경산 등 인근 산단으로 이전하거나 아예 공장을 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섬유 업종이 지역 일자리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산단 전체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서산단의 한 자동차부품업체 관계자는 "최근 4차산업혁명 관련 업종이 떠오르고 있지만 지역민을 가장 많이 고용하는 것은 결국 제조업"이라며 "지자체에서 노후된 산단을 살리고 영세업체들을 지원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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