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시절, 대구에는 독립파와 친일파가 공존했다. 그리고 두 파의 인물을 배출한 '명문'(名門)도 생겼다. 특히 가시밭길 독립운동으로 집안의 이름을 후세에 날린 사람을 여럿 낳았다. 3대(代)에 걸친 독립운동을 비롯해 부자 2대는 물론, 형제와 부부 활동으로 집안을 빛낸 명문까지 등장했다. '독립운동 명문'으로, 앞으로 오래 기억해야 할 집안인 셈이다.
독립자금 활동에서부터 학생운동에 이르기까지 3대를 이은 김진만·영우·일식 집안의 독립운동 활동을 비롯해 김태련·용해, 이두산(이현수)·정호 부자(父子)의 2대 독립운동 사례가 그렇다. 김진만·진우, 백남채·남규, 서상락·상일·상한, 이경희·강희, 이상정·상화 같은 형제 독립운동 명문도 있다. 이상정은 중국에서 부인 권기옥과 부부 독립운동을 펼쳤다.
같은 시절, 대구에는 그 반대쪽에서 명문(?)으로 집안을 알린 사람도 숱하다. 아무래도 그 맨 앞자리는 박중양(朴重陽)·박문웅(朴文雄) 부자일 것이다. 일본에 대한 충성심이 강했던 터라 이름에조차 '충'(忠)자를 넣었다. 박충중양(朴忠重陽), 박충문웅(朴忠文雄)이다. 이미 야마모토 신(山本信)이란 일본 이름도 있었던 박중양과 아들은 각각 중추원 부의장, 군수 등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지울 수 없는 '친일 명문'이란 오명(汚名)의 부끄러운 족적만 남겼을 뿐이다.
명암이 엇갈린 명문을 남긴 이런 대구에 본받을 만한 '병역 명문'이 화제다. 대구경북병무청이 선정한 '2018 병역명문가 스토리 가문' 대상을 수상한 직장인 이승준(30) 씨의 집안 이야기다. 할아버지(이갑상)로부터 이어온 군 입대가 아들인 아버지(이유진)와 삼촌(이유승·유찬)에 이어 손자(이승준·훈교)로 3대를 이은 데다 이에 얽힌 사연이 남달라서다. 일본군 징용으로부터 탈출, 옥고를 치르고 광복 후 6·25전쟁 때 재입대한 할아버지의 정신을 아들과 손자들도 고스란히 이어받은 일이다.
대구는 비록 박중양의 '친일 명문'의 등장도 있었지만 그 반대의 명문 역시 많았다. 그런 대구를 빛낼 '병역명문가'의 탄생이 반가운 까닭이다. 또 다른 '명문가'의 소식 역시 기다려지는 마음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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