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트 가수 김정연(49)은 얼마 전까지 무명에 가까웠다. 월요일 KBS1 TV '6시 내 고향'의 '시골길 따라 인생길 따라' 코너를 진행하면서 시골 할아버지할머니에게는 '스타 중의 스타'가 됐다.
그는 시골 버스를 타고 장에 다녀오는 할머니의 짐보따리를 풀어보거나, 자식 얘기나 자질구레한 일상사를 묻고, 마을회관에 들러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이 '시골버스 안내양'이 진행하는 코너는 언제나 구수한 인심과 살가움이 넘쳐난다.
시골 버스의 따스함과 소박함을 보여주는 이대흠의 '아름다운 위반'(2010년)이라는 시가 있다.
'기사양반! 저 짝으로 쪼깐 돌아서 갑시다/ 어칳게 그란다요. 버스가 머 택신지 아요?/ 아따 늙은이가 물팍이 애링께 그라재/ 쓰잘데기 읎는 소리하지 마시요/ 저번착에 기사는 돌아가듬마는…/ 그 기사가 미쳤능갑소/ 노인네 갈수록 눈이 어둡당께/ 저번착에도 내가 모셔다 드렸는디.'
전라도 시골 마을 어디서든 볼 수 있을 법한, 시골 버스 안의 풍경이다. 이번에는 어느 게시판에서 본 '시골 버스'라는 글이다.
'오래전 어느 무더운 여름날,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 한 대/ 손을 흔드는 젊은 군인을 태웠다/ 군인은 맨 앞 좌석에 자리를 잡았는데, 버스가 출발하지 않는 것이었다/ 찜통 버스 안의 승객들은 빨리 출발하자고 재촉했지만, 버스 기사는 "저기…" 하며 눈으로 창밖을 가리켰다/ 멀리서 젊은 여인 한 명이 논둑을 열심히 뛰어오고 있었다/ 승객들은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여인은 버스를 타지 않고 버스 주변만 서성였다/ 버스 기사가 빨리 타라고 소리쳤지만, 여인은 군인을 발견하곤 애틋한 표정으로 "몸 성히 잘 가이소"라며 인사했다/ 군인도 "걱정 마래이"라며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여인의 손을 잡았다/ 승객들은 불평이나 짜증보다 너나 할 것 없이 한바탕 유쾌하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시골 버스의 법적 용어는 농어촌 버스다. 가뜩이나 승객이 적어 지자체 보조를 받아 운행했는데, 이제는 '근로시간 단축 시행으로 운행 자체가 힘들어졌다. 시골 버스의 정겨움과 소박함은 아스라한 추억으로만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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