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고 있다. 경기 악화로 매출액이 감소한 데다 최저임금 상승 등 노동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어두운 경기전망 탓에 이들 기업의 향후 채용 계획도 불명확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고용 환경 개선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직원 320명 규모의 자동차 부품업체 A사는 지난해 25명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채용 규모를 15명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지난 4월 8명을 뽑은 A사는 오는 10월 중으로 7명을 추가 채용할 예정이지만 대다수 공장에서 근무하는 기간제 근로자다. A사가 올해 뽑은 직원 8명 중 정규직 사무근로자는 3명에 그쳤다.
A사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 가까이 줄었다. 올해 들어 인건비 부담도 커진 상황에서 섣불리 정규직을 늘렸다가는 고정비용이 크게 늘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직원 1천200여 명의 자동차 부품업체 B사는 올해 하반기 채용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경기가 좋지 않아 올해 매출액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반기 채용을 하지 않는다면 해당 업체가 올해 채용하는 전체 인원은 5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13명을 뽑았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B사 관계자는 "상반기에 5명, 하반기에 3, 4명을 뽑는 것이 기존 계획이었지만 하반기 채용은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며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이 있어 채용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부품을 생산하는 C사는 올해 상반기 직원이 2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2명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메탈케이스를 공급하는 이 업체는 스마트폰 산업 부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영업이익이 2015년 256억8천만원 흑자에서 2016년 178억원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는 340억7천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탓에 2015년 600명이 넘던 직원이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고용 악화가 유통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용 사정이 나빠지면서 소득이 줄고, 덩달아 소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2016년(상반기 기준) 432명이 일하던 D백화점은 올해 281명으로 직원이 줄었다. 나쁘진 경기 탓에 직영사원을 줄였기 때문이다. 매년 직원 10~15명을 신규 채용하고 있지만, 전체 직원은 계속 줄고 있다.
D백화점 관계자는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유통업체 간의 경쟁이 심해져 인건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위탁 형식으로 고용을 전환하거나 직원을 줄였다"며 "장기적인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아서 내년 채용 규모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추석 명절 경기를 지켜본 이후에 구체적인 채용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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