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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제4회 시니어 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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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波濤)/최병길

구부러지는 길목을 두고

떠다니는 것들 날을 간다,

벼린 날을 갈며

그늘에 벼리고 베인 물이랑들이 한없이 거세어진다

물줄기의 향방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 몸 상처로 물결을 이끌고 내몰아서 지느러미를 이루어 낸다

어차피 밀물과 썰물의 교대는

공간너머 시간의 터울 속에 이루어지는 원리니까,

수평선을 깔고 오는 붉어짐 속에서

벼랑어깨 위 축축한 것들이 말라가는 것을 지켜보며

곡선의 부유(浮遊)권을 암시하듯

해송 옆, 가지들 되돌아온 해풍에 추적추적거리며

파도의 노도(怒濤)를

집요하게 지새우며 지켜보았다.

서둘러 낮달의 낯빛을 비추는 무렵

길목을 거스르는 파도 휘두르고 있는 연유다

오후는 저물어지고

새벽의 항로는 정처 없이 깊어져서

곡선의 눈부심이 되었다.

물살에 박힌 가벼운 날로 귀밑머리 무늬에 묻혀

삼켜진 것들은 투명하지만 차갑고 날카롭지만 처량하다

이제 파도라 밑줄 긋고 나면

켜켜이 풀어놓는 숨비소리가

들숨과 날숨의 표류하며 소용돌이친다

비수를 품은 엽선들이 숨줄을 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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