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수당과 근무인원 책정 등을 두고 대구 일부 기초단체와 용역 환경미화원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8일 남구청 용역 환경미화원들이 야간수당 책정을 요구하며 준법근무(오전 근무)에 들어간데 이어 수성구청 용역 환경미화원들도 15일부터 오전 근무에 돌입했다.
남구 지역은 이미 쓰레기 수거에 차질을 빚고 있고, 수성구청 일부 용역 환경미화원은 다음달 파업까지 예고해 쓰레기 대란 우려를 낳고 있다.
◆남·북·수성구 등 용역 환경미화원과 갈등
15일 오전 6시 30분쯤 남구 대명동 관문시장 인근. 이면도로와 골목 곳곳에는 쓰레기 종량제봉투와 생활폐기물, 음식물쓰레기 등이 남아 있었다. 쓰레기 수거차량은 시장이 북적거리는 오전 8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다.
상인 김종남(51) 씨는 "평소와 달리 쓰레기가 오전 늦게까지 방치되다보니 악취가 심하고, 다른 쓰레기들까지 마구잡이로 쌓이고 있다"고 했다.
쓰레기 수거가 늦어진 것은 지난 8일부터 지역연대노동조합 소속 남구청 용역 환경미화원들이 오전 근무에 돌입한 탓이다. 이들은 근로계약상 근무시간인 오전 6시~오후 3시에만 일하고 있다. 환경미화원들은 통상 쓰레기 수거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하고자 오전 2~3시부터 쓰레기를 수거한다.
지역연대노조는 용역 환경미화원에게 주 6시간의 야간수당 책정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연대노조 남구청지회 관계자는 "남구는 골목길이 복잡하고 문전 수거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 1시간 이상의 야간근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쓰레기 수거대란은 수성구로도 번질 태세다. 지역연대노조 수성구청지회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용역 환경미화원의 근무인원 확대 등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준법근무(오전 5시~오후 2시) 또는 근무인원 단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재활용품 선별·처리 대행용역 근로자들은 근무 인원 책정을 현재 21명에서 26명으로 늘려주지 않으면 다음달 1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북구도 청소용역 환경미화원 야근수당을 책정하지 않아 갈등을 빚고 있다. 지역연대노조 측은 17일 북구청과 면담을 갖고 그동안의 야근수당을 청구하는 행정소송 등 법적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업무량 대비 근무인원 부족…야근 불가피"
용역 환경미화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것은 구청이 원가조사를 통해 책정한 근무인원·시간이 실제 환경미화원들의 근무 현실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지역연대노조에 따르면 수성구청이 지난달 책정한 재활용품 단독주택 수집운반 대행용역의 내년 예상 수거량은 7천158t, 수거인원은 24.3명이다. 2012년 책정 결과보다 수거량은 2천71t(40.7%) 늘었지만, 근무 인원은 2.96명(13.8%) 증원에 그쳤다.
때문에 야간 및 연장 근무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지만 적절한 수당은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갈등 유발요인으로 꼽힌다. 대구시내 8개 구·군 중 야근수당을 책정해두고 있는 곳은 수성구(주 6시간), 동구(8시간), 달성군(12시간) 등 3곳에 불과하다. 수성구의 경우, 야근수당이 아닌 적정 근무인원 문제로 파업을 예고했다.
지역연대노조 관계자는 "준법근무 시간에 따라 오전 5~6시부터 수거를 시작하면 출퇴근시간 차량들과 맞물려 제때 수거를 못한다. 근무시간과 관계 없이 쓰레기를 다 치우려면 새벽 일찍 나오거나 늦게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당 지급 또는 인원 보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측은 원가조사가 시간대별 실사 등 합리적 기준에 의해 책정됐다는 입장이다. 아파트 또는 단독주택·원룸 등 수거 편리성, 골목길 등 통행 편의성 등을 고려해 산정했기 때문에 단순히 업무처리량 대비 근무인원을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수성구에서는 문전수거를 하지 않아도 되는 아파트 비율이 76%로, 서구·남구의 2배를 넘는 수준"이라며 "여타 도로 사정 등을 감안해도 수거 환경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라고 했다.
남구청은 예산 사정상 야근수당을 당장 책정하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내년부터 폐기물분담금, 인건비, 상여금 등만 해도 추가 비용이 14억원에 달한다"며 "환경미화원들과 대화를 통해 최대한 합의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