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시외버스 노선 운행횟수 준다…주민 불편 불가피

23일부터 동대구-구미 등 17개 노선 운행횟수 52회 줄어들 예정

지난 16일 예천시외버스정류장에서 예천-영주를 오가는 시외버스가 승객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이용객이 적은 이 노선은 이달 23일부터 하루 7번 운행하던 것을 4번으로 줄일 예정이다. 이 때문에 오전 7시 30분 첫차가 없어질 예정이어서 일부 주민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윤영민 기자 yun1011@msnet.co.kr
지난 16일 예천시외버스정류장에서 예천-영주를 오가는 시외버스가 승객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이용객이 적은 이 노선은 이달 23일부터 하루 7번 운행하던 것을 4번으로 줄일 예정이다. 이 때문에 오전 7시 30분 첫차가 없어질 예정이어서 일부 주민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윤영민 기자 yun1011@msnet.co.kr

이달 23일부터 경북도내의 시외버스 노선운행 횟수가 크게 줄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게 됐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한 인력감축과 버스업계 경영난으로 시외버스 노선운행 횟수가 대폭 줄게 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8일 경북도에 따르면 23일부터 경북도 내 시외버스 동대구~구미 노선 등 17개 노선은 기존 하루 151회에서 52회 준 99회만 운행한다. 대전~안동 등 18개 노선은 운행이 당분간 중단된다. 이들 노선은 하루 55회 운행되고 있다.

도는 ▷KTX와 경합해 승객이 감소한 노선 ▷대체이동 수단이 확보된 노선 ▷경로가 비슷한 노선을 중심으로 운행횟수를 조정했고 노인 등 교통약자가 많은 농어촌 지역과 단일 노선은 조정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번 노선 조정은 올해 200원가량 오른 기름값, 지난 6월 말 노사 협상 결과 33만원 인상된 인건비 등으로 시외버스 업계 손실이 100억원 규모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뤄진 조치다. 도내 한 업체는 버스 100여 대를 타 지역 업체에 매각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선 조정이 업계의 사정을 반영한 조치이긴 하지만 이로 인해 노약자 등 교통약자들은 사실상 타지역으로의 유일한 왕래 수단을 잃게 돼 큰 불편이 예상된다.

매일 오전 7시 30분 예천을 출발해 영주로 가는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A씨는 "직장인은 대부분 아침 9시 전까지 출근한다. 그런데 예천-영주 간 첫차가 없어진다고 하니 당황스럽다. 자가용이 없으면 직장에 다니지 말라는 얘기냐"고 흥분했다.

게다가 비수익 노선 중심의 시외버스 노선 감축이 잇따를 전망이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외버스 등 운송업은 올해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지난 7월부터 버스 운전기사의 주당 근로시간이 68시간 이내로 제한됐다. 내년부터는 업체 규모에 따라 차츰 52시간까지 줄어든다. 업계는 줄어든 근로시간만큼 운전기사를 충원하면 적자가 불어나는 탓에 비수익 노선을 더 줄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상황으로 비수익 노선 운영에 따른 업계의 적자를 모두 보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교통불편 민원이 많은 노선은 다시 운행시간을 조정하고, 저렴한 이용요금의 '행복택시' 등 대체 교통수단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한편 도내에는 7개 시외버스 업체가 428개 노선에 버스 876대를 투입해 하루 1천825회 운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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