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7일 해외 순방을 떠나기 직전 경제 부처 장관들에게 숙제를 잔뜩 던졌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자영업자 지원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2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카드수수료 완화 및 중소상공인 금융지원 확대 대책을 지시한 데 이어, 닷새 만에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을 또다시 주문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홍 장관 모두에게 숙제 내용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필수 조건을 듬뿍 달아놨다. "모든 대책은 현장에서 체감하고 실질적 도움이 돼야 하며,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한다"는 지시를 덧붙였다는 것이다. 꼼꼼한 성격의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 직전에는 일정을 줄이고 순방 준비에 몰입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이번 순방의 경우, 출국 직전 '민생 경제 현안'에 대한 대책 마련을 직접 지시하는 이례적 행보를 보였다.
2020년 총선 준비에 시동을 걸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은 물론, 총선에 나갈 잠재 후보군이 즐비한 청와대 사람들도 '20대(이), 영남(영), 자영업자(자)'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는 이른바 '이·영·자' 현상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순방 직전 문 대통령이 숙제를 떨어뜨린 것도 이런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미국의 정치·경제·사회학자인 프레드 블록(Fred Block)은 국가의 역할과 관련해 '국가경영자'(State Manager)라는 개념을 주목했다. 국가는 '기업의 자신감'(Business Confidence)을 확보해 주는 일에 최우선으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록은 기업의 자신감이 떨어지면 투자율이 하락하고, 그로 말미암아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며, 그만큼 정치체제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저하돼 집권 세력의 불안정으로 직결된다는 이론을 내세웠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8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산자부가 '기업의 기 살리기'에 정책의 방점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기업의 기가 살아나고 기업 내부에 자신감이 생기면 경제는 저절로 좋아지고, 고공행진했던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도 다시 회복된다는 의미다. 책에도 나와 있고, 갓 창업한 경제인들까지도 모두가 정확하게 알고 있는 답. 문재인 정부는 정답 발표를 언제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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