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이 비싸고 믿을 수 없으니까, 취미삼아 도심 근교에 텃밭을 마련하고 직접 농사 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끝까지 만족하면서 농사를 지속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농사를 만만하게 본 것이 주된 이유였다. 대부분은 욕심 때문에 몸을 망쳤다. 그리고 거리가 먼 곳에 텃밭이 위치하고, 차를 몰고가서 1주일에 1번씩 가서 일을 하고 오는 것은 잡풀과의 전쟁에서 지게되어 있다.

농사는 그렇게 취미삼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먼 거리에 차를 가져가서 농사를 짓는 것은 환경적으로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은퇴하고 농사에 완전히 매달려서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논외로 치자.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주거지인 도시에 농사를 접목시킨 것이 유행이다. 아파트 베란다에 꽃 화분을 두는 대신 먹거리를 키우자는 '윈도우 팜'과 지자체에서 자투리 땅을 이용하는 도시 텃밭도 있다. 상당히 바람직한 제도이고, 각 나라마다 여러 형태로 추진하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나라가 독일이다. '작은 정원'(Klein garten)이라는 프로젝트다. 150년 전, 한 정신과 의사가 환자들에게 햇볕을 쪼이고, 흙을 만지고 채소를 키워서 먹였더니 치유 확률이 높더라는데 착안해서 만들어진 제도이다.
각 지역마다 법으로 반드시 구역을 만들도록 되어 있다. 저소득층, 연금 수령자에게 우선권이 있고, 차를 타고 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지역에 따라 연 회비는 1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다양하다. 면적의 1/3은 꽃이 있는 정원, 1/3은 건강한 먹거리를 키우는 텃밭, 1/3은 주민들이 만나서 쉬도록 원두막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 몇몇 지자체에서 이를 벤치마킹해 시행하고 있지만 근본 성격이 다르다. 우리는 먹거리만 강조하는 단순한 텃밭의 개념이고, 독일은 땅에서 놀면서 주민들과 교류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키워서 먹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소이다.
런던의 대표적 농장은 시외 동북쪽 '핵키 시티 팜'(Hackney city farm)이다. 시범농장인데, 시 외곽지 사람들이 떠나는 장소에 시민들의 순수한 후원금으로 시작했다. 면적은 그리 크지 않지만, 초지에서 마음대로 키우고 있는 동물들도 있다. 빗물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음식쓰레기는 어떻게 퇴비화 시키는지 등에 대해 교육의 장소가 많다. 한 켠에는 건강한 농산물로 만든 음식도 만들어 팔고, 교육실에는 이주 노동자를 비롯한 시민들을 위한 공간도 있다. 환경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건강한 음식에 대한 교육도 하면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지속적인 후원금 개발에 힘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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