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도 혁신 경쟁시대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여러 은행 간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오픈뱅킹'이 올해 안에 전면 시행된다. 은행 사이에 고객 끌어오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각자 차별화된 서비스 도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나아가 규제 완화를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혁신금융서비스로 탄생하고 있다. 은행과 핀테크업체 등이 새로운 서비스를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오픈뱅킹으로 달아오르는 은행 간 경쟁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국내 모든 은행 업무가 가능한 '오픈뱅킹'(Open Banking) 시대가 열렸다. 지난달 30일부터 10개 은행이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나머지 8개 은행은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내달 18일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오픈뱅킹으로 금융 소비자는 하나의 은행 앱에 자신의 모든 은행계좌를 등록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체를 비롯해 잔액과 거래내역 등 각종 조회, 대출, 자산관리, 금융상품 비교 구매 등이 가능하다.
은행들은 오픈뱅킹 시장을 선점하고자 차별화 기능을 내세우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픈뱅킹 시행에 앞서 통합자산 관리 서비스인 'MY자산'을 선보였다.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 계좌의 돈을 가져다 국민은행 상품에 바로 가입할 수 있는 '원스톱 상품 가입' 서비스를 내놨다. 최대 5개 은행의 입출금 계좌에서 국민은행 계좌로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잔액 모으기' 기능도 있다.
모바일 이외에도 오픈뱅킹 이용 채널을 추가해 편의성을 높였다. 국민은행은 간편뱅킹랩 '리브(Liiv)'와 모바일뱅킹 앱 'KB스타뱅킹', 인터넷뱅킹에서 오픈뱅킹이 가능하다. 농협은 모바일 앱 'NH스마트뱅킹'뿐만 아니라 인터넷 뱅킹에서, 신한은행은 '쏠'과 모바일 웹에서 모두 오픈뱅킹을 구현했다.
우리은행은 고객이 원하는 날에 자동으로 계좌에 돈이 충전되거나 잔액이 일정 수준 이하가 되면 충전하는 집금기능을 더한 수시입출금식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오픈뱅킹 시스템에서 다른 은행 계좌의 돈을 편하게 가져올 수 있는 이점을 살리는 기능이다.
하나은행은 강점인 환전·해외송금과 연계한 오픈뱅킹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그리고 다른 은행 계좌의 자금을 끌어오고자 오픈뱅킹에 특화한 고금리 예·적금 상품도 출시한다.
대구은행은 이달 29일 오픈뱅킹 시행을 목표로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대구은행도 집금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앱을 통해 다른 은행 현금을 끌어와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최근 출시한 금융서비스 플랫폼 'IM뱅크'를 기반으로 오픈뱅킹 시대에 모바일 채널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속도 높이는 혁신금융서비스
금융위원회는 오픈뱅킹에서 나아가 금융 전반을 혁신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시행했고, 현재까지 53건의 혁심금융서비스를 지정했다. 현재까지 15건이 시장에 출시돼 시범 운영 중이고, 올해 안에 36건을 출시할 계획이다.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적용되면 시장 테스트 기간(최대 4년) 동안 인·허가와 영업행위 규제 등에서 특례를 받는다.
15건의 시범 운용 서비스 중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기반 송금인 '마이(My)송금'이 있다. 국내 최초의 서비스로 지난달 1일 출시해 이달 13일 현재 이용 누적액이 10억원을 돌파했다. 마이송금은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신용카드를 통해 개인 간 송금이 가능하다. 체크카드의 경우 통장 잔액에서 즉시 차감된다. 지난달 1일 서비스 오픈 이후 하루 평균 이용액이 2천400만원이다.
앞서 지난달 2일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를 보면 미래 금융의 미래를 볼 수 있다. 대구은행은 환전 업무를 항공사에 위탁해 은행 방문 없이도 공항 체크인 과정에서 환전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항공사 앱에서 환전을 신청하면 출국 때 외화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하나카드는 금융계좌 없이도 포인트를 체크카드에 담아 오프라인에서도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내년에 시작할 계획이다. 온라인에서만 쓸 수 있던 포인트를 오프라인 카드 가맹점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8월 기준으로 하나카드 가맹점은 약 280만개다.
웰스가이드는 개인 맞춤형 모바일 연금자산관리 플랫폼 서비스를 내년 5월 출시할 예정이다. 연금 가입자의 생애 현금 흐름에 맞춰 연금의 가입과 해지, 추가납입 등을 자문하는 서비스다. 흩어져 있는 연금상품을 비교 분석해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위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 핀테크기업 중 23곳에서 225명의 고용이 늘었고, 11곳에서 약 1천200억원의 투자를 유지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향후에 영국과 일본 등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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