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요기요' 獨 운영사, '배달의 민족' 인수…배달시장 '공룡' 등장

합병 후 국내 점유율 90% 넘어…공정위 승인 여부 변수
자영업자 “중개수수료 오를라“ 소비자 “할인혜택 줄어들라” 걱정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우아한형제들 본사 방문자센터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국내 2위 배달앱 요기요의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날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등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우아한형제들 본사 방문자센터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국내 2위 배달앱 요기요의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날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등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2위 사업자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면서 국내 배달앱 업계에 거대 공룡이 탄생할 전망이다.

배달앱 이용자인 소비자와 요식업 자영업자들은 독과점 부작용을 우려하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 판단이 변수로 남았다.

13일 양사는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는 내용의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DH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40억달러(약 4조7천억원) 규모로, 김봉진 대표를 비롯한 우아한 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13%는 DH 지분으로 전환된다.

DH는 인수합병 이후에도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의 서비스를 현재처럼 개별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외식업계 자영업자들은 이번 인수합병이 중개수수료 인상 요인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배달앱 시장 규모는 3조원으로, 올해는 5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월간 이용자 수도 지난해 기준 배달의민족 366만여명, 요기요 217만여명, 배달통 71만여명에 달한다. 이 떄문에 외식업계에서는 배달앱 입점이 사실상 필수로 꼽힌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앱 상에서 업체 목록의 노출 순서에 따라 일정한 광고비를 받고 있다. 요기요는 중개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는 자영업자가 둘 중에서 각자 유리한 방식의 앱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인수합병 이후 업체 간 차별점이 사라지거나 현재보다 수수료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요기요의 중개 수수료는 12.5%(카드결재수수료 별도 3%)로 업계에서 가장 높아,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인상도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구에서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배달의민족은 광고 위치에 따라 광고비가 다른 대신 중개수수료가 요기요보다 저렴한 편이었다. 이번 합병으로 수수료가 오를까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

소비자들도 할인 쿠폰 등의 혜택이 줄어들까 걱정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매각 소식이 전해진 뒤 포털사이트 댓글창이나 SNS에는 "서로 경쟁해야 고객이 이득을 볼텐데 이젠 경쟁이 사라지는 것", "쿠폰이 축소된다에 500원 건다", "이제 선택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양사의 합병까진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기업의 독단적인 가격 인상, 가격 담합 등 시장 지배력 남용 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기업 결합에 제동을 걸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인수 관련 기업 결합 신고가 접수되면 점유율과 함께 담합 등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과거 G마켓과 옥션 합병 당시에도 독점 논란이 있었지만 이후 쿠팡, 티몬, 11번가 등 경쟁사업자 진입으로 시장은 새롭게 재편됐다"며 "지금도 배달앱은 포털사이트, 온라인쇼핑업체와 경쟁하고 있다. 점유율을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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