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SNS·유튜브 통해 여과 없이 퍼진 참사 현장…전국민 트라우마 우려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에서 한 외국인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밤 이태원 참사 현장의 영상과 사진이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전파되면서 희생자나 유가족 뿐 아니라 전국민의 트라우마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밤 사이 SNS 등에는 사고 현장에서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이나 사진들이 실시간으로 흘러넘쳤다. 구급요원들이 집단으로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영상이라든가, 심지어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시신들이 바닥에 눕혀져있는 충격적인 사진들도 적잖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디어 사용을 줄이고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정찬승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은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고와 관련된 내용을 무섭고 두려워하면서도 찾아보게 되는 것이 사람의 심리"라며 "사고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도 계속해서 미디어를 통해 관련 소식을 접할 경우 현장 상황이 생생하게 느껴지면서 목격자 못지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미 필요한 객관적인 정보는 다 접했을 것이다. 이제는 미디어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20대 전후의 젊은이들이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핼러윈을 즐기던 와중 일어났다. 그동안 사회활동이 제약되고 심리적으로도 위축됐던 청년층이 안타까운 사고의 희생자가 됐다는 점에서 비난이나 혐오의 목소리는 더욱 자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트라우마협회 회장인 김선현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는 "장소나 시기의 특성상 대부분 혼자 이태원에 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생존자, 목격자의 죄책감이 굉장히 클 것"이라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었던 사고인 만큼 이들을 비난하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국가트라우마센터 내에 '이태원사고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 유가족과 부상자·목격자 등 1천여명에 대해 심리지원을 하기로 했다.

일단 부상자 입원 병원에 공문을 발송해 심리지원을 알리고 병원, 분향소 등을 방문해 현장 심리지원도 한다. 지원단은 100명으로 꾸려져 인력 1명이 10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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