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사상 첫 조별리그 전패…개최국 카타르 씁쓸히 퇴장

개최국 최초 개막전 패배에 최초 전패 탈락까지…개최국 첫 승점 못올린 팀으로 남아
32개 출전국 중 가장 먼저 탈락

카타르 축구 국가대표팀이 29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네덜란드와의 경기 시작 전 단체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카타르는 네덜란드에 0대2로 패하며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개최국이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하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게 됐다. 연합뉴스

사상 첫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으로 주목받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겨울에도 온후한 기후와 두둑한 '오일머니'로 지어진 최신 경기장과 시설 등으로 주목을 받고 있고 월드컵 운영에 대한 만족도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개최국 카타르는 불명예 '최초'의 기록만 남긴 채 자신들이 차려둔 잔칫상을 다른 국가가 차지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 매 경기, 매 순간 빠짐없이 달갑지 않은 최초 기록을 쓰며 고개를 숙였다.

카타르는 개막전을 치르기 전부터 진기록을 세웠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단 한 번도 본선 무대를 밟은 적이 없는 카타르는 1930년 1회 대회 개최국인 우루과이 이후 월드컵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첫 사례로 남았다.

월드컵 역대 최약체 개최국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카타르는 본선 무대에서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 외국 선수를 귀화시키고 개막 6개월 전부터 합숙 훈련을 하는 등 단단히 준비했지만,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카타르는 지난 21일 에콰도르와 개막전에서 0대 2로 완패하며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개최국 개막전 패배를 안았다. 월드컵 92년 역사에서 개최국이 첫 경기에서 패한 건 처음이었다. 개최국이 첫 경기에서 득점하지 못한 것도 멕시코가 소련과 경기에서 0대 0으로 비긴 1970년 대회 이후 52년 만이다.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도 각종 불명예 기록이 쏟아졌다.

카타르는 25일 세네갈과 A조 2차전에서 무함마드 문타리가 역사적인 월드컵 첫 골을 터뜨렸으나 1대 3으로 무릎을 꿇으며 32개 출전국 중 가장 먼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카타르는 세네갈전 패배로 개최국 첫 개막 2연패를 한 팀이 됐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두 번째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개최국으로 남게 됐다.

카타르는 단 두 경기 만에 개최국 사상 최악의 성적도 예약했다. 남아공은 2010년 1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두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마지막 경기인 30일 네덜란드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카타르는 네덜란드에 0대 2로 완패하며 월드컵 최초로 승점을 올리지 못한 개최국이 됐다. 개최국이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한 것 역시 역사상 처음이다.

졸전을 거듭한 개최국 카타르는 월드컵 개막전 하프 타임 때 홈 관중 수천 명이 경기장을 떠날 정도로 답답한 경기력을 보이며 쓸쓸히 월드컵 첫 무대에서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