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尹 '베트남 경제사절단' 동행 대구경북 기업들, 500억원 규모 계약 등 ‘역대급 성과’

메인정보시스템, 현지 업체와 500억원 규모 유통 업무협약
대구 7개사, 경북 5개사 전통-첨단 다양한 업종서 성과

지난 22~24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에 대구경북 12개사가 동행해 다양한 수출 계약과 업무협약을 맺고 돌아왔다. 구미 사출금형 기업 승우의 유지현 이사가 23일 하노이에서 열린
지난 22~24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에 대구경북 12개사가 동행해 다양한 수출 계약과 업무협약을 맺고 돌아왔다. 구미 사출금형 기업 승우의 유지현 이사가 23일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승우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에 동행한 대구경북 기업들이 역대급 성과를 얻고 돌아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베트남 경제사절단에는 대구 7개사, 경북 5개사 등 12개사가 동행해 다수의 수출 계약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돌아왔다. 전통산업에서 첨단산업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역기업이 참가해 활발한 네트워킹을 벌였다.

포항의 자율주행 콘텐츠 개발기업 메인정보시스템은 베트남 현지기업인 '비티비 인터내셔널'(BTB International)과 500억원 규모의 유통 업무협약을 맺었다. 자사 제품을 베트남에 유통하고 공동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메인정보시스템은 도로 위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 3D 지도로 구현하는 스마트시티 특화 공간정보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해군과 국내 지방자치단체, 미국 정부기관 등과 활발한 기술협력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경제사절단에도 동행해 8천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는 등 글로벌 IT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박익현 메인정보시스템 대표는 "UAE 방문 당시 정부 관계자와 현지 기업들로부터 호평받은 것을 계기로 이번 베트남도 함께하게 됐다"며 "이번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자사 제품을 현지 기업들에 적극적으로 소개해 줌 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구미 사출금형 기업 승우는 향후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건립하려는 목표로 이번 경제사절단에 참가했다. 승우는 스마트폰·태블릿PC·자동차부품 등의 금형을 제작하는 지역 대표 강소기업이다.

승우는 지난 2014년 경상북도 신성장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갖췄다. 7년 전부터는 신사업 분야를 플라스틱 의료기기 금형으로 정하고 관련 제품을 생산해 왔다. 그간 내수 시장에 머물렀으나 앞으로는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유럽 등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유지현 승우 이사는 "해외시장 진출에 앞서 현지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자리였다. 당장 거둔 것은 없지만 미래를 위한 공부가 됐다"며 "해외 진출 전에는 현지를 알아야 전략을 세울 수 있는데 이번 경제사절단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경산의 산업용 플라스틱·철 소재 포장끈(밴드) 공구 제조업체 삼성하조기도 시장 분위기를 살펴보고 왔다. 장근철 삼성하조기 대표는 "현재 베트남 시장에 대만·중국의 저가 제품들이 대거 유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우리 제품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수출 대상 업체를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상주의 산업용 냉동장비 제조사 마루에너지 또한 경제사절단을 계기로 현지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동훈 마루에너지 대표는 "베트남이 농업 혁신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스마트팜 제어 기술을 수출하기에 적절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베트남 현지 기업과 스마트팜 수출 관련 논의를 시작하려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포항의 전기전자 제조업체 모이모션도 수출 판로 확대 기회를 살피고 왔다.

대구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두 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베트남과의 교류를 강화했다. 가스공사는 베트남 국영 발전회사 PV Power, 광물·에너지 사업 기반의 T&T그룹과 각각 업무협약을 맺었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공사가 지난 40년간 쌓은 천연가스 사업 경험을 토대로 베트남 가스산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베트남 정부·기업과의 LNG 분야 협력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격한 침체를 겪은 대구 섬유업계도 베트남 방문을 반전 계기로 삼는 모습이었다. 성현섬유 관계자는 "세계시장 추세와 해외 기업들의 기술력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리 제품도 소개하고 서로의 차별성도 논의하며 보는 눈을 넓혔다"며 "국내에만 시선을 두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해외 기업과 파트너십도 맺는 등 장기적인 발전에 대한 구상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코로나19·독감·뎅기열 진단키트 등 다양한 면역진단키트를 개발하는 기업 인텔로스도 실제 계약 체결을 준비 중이다. 인텔로스 관계자는 "베트남 업체 한 곳과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내용의 계약 체결을 추진 중이다"고 했다.

대구의 중견 농기계업체 아세아텍도 현지 교류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김신길 아세아텍 회장은 "베트남 현지 진출 시 생산비와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어 향후 수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기도 한 김 회장은 지난 2019년 베트남에 '한-베트남 농기계 센터'를 열며 국내 농기계의 베트남 진출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대구 기반의 벤처캐피털(VC) 인라이트벤처스와 광원무역, 고문당인쇄 등 대구의 다양한 첨단-전통업종이 베트남을 방문해 새 시장에서의 기회를 엿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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