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朴의 남자' 최경환·우병우, 4·10 총선 출마할까?

명예회복 위해 출마해야 vs 후진양성과 지역발전에 주력해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정부에서 잘 나가던 두 사람이 주목받고 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그들이다. 대구경북의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로 꼽히는 이들 두 사람이 내년 총선 출마를 통해 명예회복에 나설지가 최대 관심사다. 출마론도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친박은 없다'고 언급한 만큼 불출마로 결론이 날 거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박의 남자'

친박계 좌장, 박근혜 정부의 실세로 불린 최 전 부총리는 지난달 22일 4선 의원을 지낸 자신의 옛 지역구인 경북 경산으로 전입신고를 마쳤다. 그는 SNS를 통해 "오랜 시간 외출 끝에 고향에 다시 오니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 자주 인사 올리겠다"고 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왼쪽)가 20일 경산시 서부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왼쪽)가 20일 경산시 서부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최 전 부총리는 읍·면·동을 돌며 인사하고, 경산4산업단지·경산지식산업지구 조성 사업과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 사업 현장 등을 방문했다. 자신의 사진이 들어간 추석 인사 현수막과 '수능 대박' 기원 현수막을 경산시내 곳곳에 내걸기도 했다.

오세혁 전 경북도의원 등 측근 인사들과 과거 연을 맺었던 지역 인사들과 접촉도 늘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 전 부총리의 총선 출마는 기정사실처럼 나돌고 있다. 그는 지난해 연말 복권이 이뤄져 출마 걸림돌도 없다.

다만 최 전 부총리 스스로 정치적 거취를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주변 인물들이 "일련의 행보가 지역민이 갖는 궁금증에 대한 하나의 응답으로 보면 될 것"이라는 말로 대신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경산지역 곳곳에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윤두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추석 인사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김진만 기자
추석을 앞두고 경산지역 곳곳에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윤두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추석 인사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김진만 기자

5일 내년 제22대 총선 선거구획정안 '기초안'이 나오면서 경북 봉화가 고향인 우 전 수석의 출마 여부도 관심이다.

기존 군위의성청송영덕 선거구는 영주영양봉화울진에서 울진을 분리해 의성청송영덕울진과 영주영양봉화 선거구로 나뉘어졌다. 울진 출신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고향이 있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현역이 없는 무주공산에 우 전 수석이 출사표를 던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경북 북부의 정치권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이 좋다거나 꼭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출마 여부 자체는 지역의 관심사"라면서 "전직 지방의원 몇몇이 우 전 수석을 찾아갔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그렇지만 우 전 수석이 직접이든 간접이든 의사를 표명하거나 지역을 방문한 적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 전 수석 측근을 자처하는 이들이 '우 전 수석이 다음 주쯤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

◆실리 없는 출마?

관건은 이들이 진짜로 출마를 강행하느냐이다. 정치권에서는 '군불때기'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정치·선거 컨설팅업체 엘엔피파트너스의 이주엽 대표는 "최 전 부총리는 2인자로서 정치적으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본 분"이라면서 "사실 경산에서 5선 한다고 명예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박 전 대통령이 '친박은 없다'고 해, 친박이 결집할 수 있는 것도 아닌 만큼 출마에 정치적 실리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인 명예회복 차원의 출마가 될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 내년 총선은 중요 분수령이다. 20대 대선에서 0.73%포인트(p) 차이로 신승하고 지방선거까지 이겼지만 여전히 권력 기반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 패배는 상상조차 하기 싫을 것"이라면서 "여소야대를 극복하지 못하면 임기 중후반도 야당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만큼 여당의 표를 분산할 수 있는 카드는 어떻게든 주저앉히고 싶을 것이다"고 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우 전 수석과 관련, "경북은 선거에서 소지역주의가 매우 중요하다. 영주영양봉화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영주 출신이자 현 정권에 가까운 임종득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2차장이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우 전 수석에게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우 전 수석은 최 전 부총리와 달리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은지라 총선에 한 번 드라이브를 걸어보자는 생각을 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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