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수출은 역성장이 예상되지만 대구경북은 지난해에 이어 호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내년에도 대내외적이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와 자동차 부품, IT 등 지역 주력 산업이 수출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이하 무협 대경본부)가 발표한 '대구경북 2023년 수출 평가 및 2024년 전망'에 따르면 대구의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108억 달러로 추산된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년 연속 성장을 이어가는 것이다. 경북 수출은 전년 대비 1.9% 상승한 478억 달러가 예상된다.
무협 대경본부는 올해 한국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7.8% 감소한 6천3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수출은 전년 대비 10% 떨어진 5천193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 기간 중 17개 시·도 가운데 수출 증가율 플러스를 기록한 지역은 대구(7.6%)와 경남(13.4%)이 유일하다.
대구의 경우 수출 증가를 견인하던 2차전지 양극재의 수출 증가율이 하반기 들어 주춤한 상황이지만, 10월 기준 누적 수출액은 전년 대비 25.6% 늘어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자동차부품(2.3%), 인쇄회로(11.5%), 경작기계(2.9%) 등의 수출이 늘었다.
경북은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의 영향으로 무선통신기기부품(71.2%)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또 2차전지 양극재 수출(75.2%)도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세부적으로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수출은 9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는 꾸준히 수출이 늘고 있다. 또 경북의 기반 산업인 철강제품(27.5%) 수출도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내년에는 한국 경제가 반등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T제품의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이에 무협 대경본부는 2024년 한국의 수출은 올해에 비해 7.9% 증가하고 대구경북의 수출은 각각 2.6%, 4.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각국의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어 선제적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했고, 미국은 EU와 손잡고 '친화경 철강 클럽'에 속하지 않는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지속가능한 글로벌 철강 및 알류미늄 협정(GSSA)' 신설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통상장벽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2차전지를 비롯한 첨단산업 관련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핵심 광물을 보유한 중국(갈륨, 흑연), 인도네시아(니켈, 보크사이트)는 수출 통제에 나서고 있다. 필리핀(니켈)도 수출통제와 관세 부과를 검토하는 등 '자국우선주의'가 강화되는 추세다. 2차전지 양극재 생산 원료에 해당하는 '기타정밀화학원료'가 대구경북 수입품목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 및 수입선 다변화가 절실하다.

2024년 가장 주목되는 지역의 수출 품목으로 IT제품·기계를 꼽을 수 있다. 스마트폰·컴퓨터 등 전방산업이 성장하고 있어 무선통신기기 부품, 반도체 제조용 소재(실리콘 웨이퍼) 등 지역 내 후방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챗GPT 등 생성형 AI(인공지능)의 급격한 성장과 맞물려 AI가속기 및 서버에 활용되는 고성능 인쇄회로의 수출 증가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유럽 등의 첨단산업 설비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2차전지 제조용 장비, 자동화 기기 등 기계분야도 성장이 기대된다. 양극재 업계의 경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부내용이 확정되고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리튬·니켈 등 광물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상헌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의 감소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 수출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내년은 중국 부동산 위기, 유로존 경기하강, 주요국 통화긴축 지속 등 거시환경 측면에 불안요인이 있는 만큼 민관이 합심하여 핵심 공급망 관리, 고부가가치 신산업 전환 등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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