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수교를 시작한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최대 수출시장이었던 중국이 이제는 한국을 상대로 더 많은 이윤을 남기는 구조가 형성됐다. 대구경북 역시 대중국 수입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13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한국의 대중 수출은 1천140억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수입액은 1천320억 달러로 180억 달러 적자가 났다. 대중 무역수지는 올해 들어 11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앞서 지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16년간 가장 큰 흑자를 냈던 교역국이었다. 대중국 무역 흑자는 2013년 628억 달러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급격히 감소했고 지난해엔 12억 달러 흑자를 내는 데 그쳤다. 올해는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중국은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이를 가공해 세계 시장에 수출해왔다. 하지만 중국 산업계도 중간재 자급자족이 가능해지면서 한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점차 낮아졌다. 반면, 한국은 중국의 점유율이 높은 2차전지 핵심광물, 반도체 소재 등을 수입해야 하는 탓에 갈수록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다.
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구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12억2천3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이후 8년 연속 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10월까지 누적 무역수지는 10억6천500만 달러 적자가 발생했다. 2차전지 원료인 기타정밀화학원료 수입액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 대구 주요수출 품목 가운데 1위를 차지했고 전년 대비 수입액 증가율은 254.9%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은 아직 흑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흑자 폭은 매년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다. 2021년 기준 대중국 무역수지는 111억5천400만 달러에서 지난해 97억8천700만 달러로 감소했고 올해는 10월까지 52억4천400만 달러 흑자를 내는 데 그쳤다. 경북 역시 2차전지 원료 수입액이 1위를 차지했다. 2022년 기준 중국에서 들여온 2차전지 원료 수입액은 2021년에 비해 205.8% 급증했다.
대중국 무역수지 악화는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의 영향이 크다. 중국의 중간재 자립도 향상으로 한국의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만큼 중국 외 수출시장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최근 5년간 한·중 무역구조가 빠르게 변하면서 우리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하락세에 있다. 세계 무역시장의 변화에 맞춰 수출품목을 다양화하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유리하다. 아울러 기술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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