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내년 금리 인하", 한은도 움직일까…긴축 기조 속 결단 고민

2024년 2분기부터 3차례 단행 시사
다우 최고치에 코스피도 급등…고물가·가계부채 부담 여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하면서 내년에 세 차례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기존에 공표한 긴축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14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 9월과 10월에 이어 세 번째다. 연준은 치솟는 물가를 잡겠다며 지난해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11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긴축 국면에서 기준금리가 정점이나 그 근처에 도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했다.

연준의 신호에 국채 금리는 급락하고 주가는 급등했다. 뉴욕증권경거래소 다우존스30지수는 전장 대비 1.40% 상승 마감하며 사상 최초로 3만7천 선을 뚫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37% 올랐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 역시 1.38% 뛰었다.

국내 증시도 동조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는 전날 대비 33.52포인트(1.34%) 오른 2,544.1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11.28p(1.36%) 오른 840.59로 장을 종료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이 내년 2분기 중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ECB(유럽중앙은행)와 영국중앙은행도 높은 정책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은 역시 2분기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 역시 금리 인하 시점을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준 움직임에 맞춰 수동적으로 통화정책을 유지하기에는 국내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대 초반까지 낮아진 경제성장률이 부담스럽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와 가계부채 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곧바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도 쉽지 않다. 이와 관련,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FOMC 결과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향후 기준금리는) 이번 FOMC 결과를 포함해 성장·물가 관련 지표 등 정책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는 1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로선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장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정책 방향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화량을 늘려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일회계법인 최창윤 전무는 "우리 경제의 복잡한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한은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는 것이 부담스럽겠지만 선제적으로 결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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