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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수장 맞은 대구교대 "지역 인재 많이 뽑아 지역 정주하는 교원 양성"

배상식 신임 총장 인터뷰…최근 정부 정원감축에 대해서는 "성급해선 안돼"
글로컬 단독 신청 나서, IB·AI 미래형 교육에 집중할

배상식 대구교대 신임 총장이 매일신문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교대 제공
배상식 대구교대 신임 총장이 매일신문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교대 제공
대구교대 전경
대구교대 전경

최근 교육계의 최대 화두는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가 40만 명선이 무너지면서 1학년 입학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전국 12개 시도 중 150여곳에 달했다.

학령인구 감소세가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연일 나오자 정부는 전국 교대의 입학 정원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달 열린 한국교원양성대학교총장협의회 총회에서 2025학년도 전국 교대 10곳과 초등교육 3곳의 총 입학정원을 현재보다 20% 줄이는 방안이 논의됐다.

앞서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공립 초등교사 신규 채용 규모를 2천600~2천900명으로 낮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원 감축을 두고 당장 교대 구성원들의 반발이 만만찮다. 교원 임용이 어렵다보니 교대 정원 감축에 찬성 의견을 내비치는 곳도 있지만 정작 여전히 현장은 교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

당시 총회에 참석했던 지역의 대구교대 역시 "하지만 현재 학교에서는 기초학력 전담교사, 기간제 교사 등 교사 수요가 많다. 또 최근 정부가 실시하는 늘봄학교로 기존 교사들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 전담 교사도 뽑을 필요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6일 제17대 대구교육대 신임 총장이 임명됐다. 신임 총장은 배상식 대구교대 윤리교육과 교수로 오는 2028년 2월 25일까지 4년동안 학교를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학령인구 감소' 위기 속 지역의 교원을 양성하는 대구교대의 추후 행보에 대해 배상식 총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교사 필요한 현장 많아…정원 감축은 서서히

Q. 취임소감은?

A. 아시다시피 현재 대구교대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글로컬 사업이나 정원 감축 등 풀어 나가야할 현황들이 많다. 책임감이 막중하다.

Q. 정부의 교대 정원 감축 논의는 계속되고 있나? 대구교대의 입장은?

A. 정원 감축에 대해서는 대구교대는 반대를 하고 있다. 대학은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춰야 대학으로의 기능을 할 수 있고 살림을 살 수 있다. 하지만 학생 수가 적으면 등록금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다.

여기에 최근 의대 정원 이슈와 맞물리면서 교대에서도 휴학을 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수학과나 과학과 학생들 중 성적이 높은 학생들의 중도 이탈이 발생하는 편이다. 정확한 통계는 아직 내지 못했지만 최근 1년 동안 전체 학생 중 중도 이탈 학생이 10% 정도 발생한다. 여기서 정부의 방침대로 교대 정원까지 줄어버리면 너무 많은 학생 수를 잃게 된다. 이런 추이를 보이지 않고 단순한 학령인구 감소라는 통계로 일방적으로 정원 감축에 나서는 실정이다.

Q. 통계로는 학령인구가 감소하고는 있지만 정작 학교 현장은 줄어드는 학생에도 교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A.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전담하는 교사가 많이 필요하다. 기초학력 전담 교사다. 학급 당 학생 수가 물론 옛날과 비교했을 때는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학생마다 특성이 너무 다양하게 나타난다.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등 그만큼 교사가 학생마다 집중적으로 신경써야할 부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즉, 단순 학생 수만 가지고 필요한 교사 수를 나눌 수 없다. 학교 전교생이 10명이더라도 교사는 6~7명이 필요하다. 학생 개인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구의 경우 휴직한 교사도 학교에서 교사 정원으로 잡고 있다. 정작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없는데 통계상으로는 정원이 줄지 않다보니 정부에서 교사 숫자를 확대해주지 않는다. 현장과 괴리가 큰 것이다.

또 최근 시행된 늘봄학교에도 교육 전문가가 필요하다. 늘봄학교는 보육기능과 교육기능이 함께 어우러진 곳이다. 교육기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면 교원자격증이 있는 전문가들이 투입돼야 한다. 즉 교대가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것이다.

정원 감축은 최소한 몇 년 간 학교 현장 추이를 지켜본 다음 서서히 결정에 나서야 한다.

Q. 교사를 필요로 하는 지역 학교 현장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정작 지역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수도권으로 향한다.

A. 이를 위해 대구교대는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대폭 확대했다. 올해 지역인재 특별전형 모집에서도 지난 2023학년도 127명(33.2%)에서 23명 확대한 150명(39.2%)을 선발했고 오는 2025학년도에는 지역인재 모집 정원을 180명(47%)로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지역에서 나고자란 학생들을 많이 뽑으면 지역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이들이 이곳에 남아 정주할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 또 추후 공부를 위해 대구교대 대학원까지 진학하기에도 용이하다.

5일 대구 동도초등학교에서 정규 수업을 마친 1학년 어린이들이 늘봄교실로 이동해 놀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날부터 70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운영을 시작했다. 매일신문DB
5일 대구 동도초등학교에서 정규 수업을 마친 1학년 어린이들이 늘봄교실로 이동해 놀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날부터 70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운영을 시작했다. 매일신문DB

◆IB·AI 미래형 교육 사업에 집중

Q. 대구교대가 풀어나가야할 또 하나의 이슈는 '글로컬 대학'이다. 지난해 경북대와의 통합안을 두고 지역사회가 한차례 떠들썩했다. 올해는 '단독' 신청에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

A. 부산대와 부산교대는 통합안으로 지난해 사업에 선정됐다. 사실 지역의 교대도 학교마다 특성이 다르다. 단순히 부산대와 부산교대 사례를 두고 왜 대구교대는 경북대와 통합을 하지 않느냐고 쉽게 볼 수 없다. 내부 사정이 다르다. 대구교대는 오랫동안 특수 목적 대학으로 초등교사를 잘 양성해왔다. 잘 운영되고 있는 교대가 '통합' 선택지를 택할 이유가 크지 않았다. 올해는 단독 신청에 나설 예정이다.

Q. 대학 저마다 계획 수립에 나서고 있는데, 대구교대의 글로컬 사업 전략은 무엇인가?

A. 큰 틀에서는 교육 혁신을 내걸 예정이다. 국제바칼로레아(IB)도 대구교대 글로컬 사업의 한 축이다. IB 프로그램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인 국제바칼로레아기구(IBO)에서 개발한 논술과 토론 중심의 자기 주도 탐구 학습 프로그램이다.

현재 대구교대가 전국 최초로 교육대학원에서 IB를 교육할 수 있는 교사 자격증을 주는 기관으로 인증을 받았다. 올해는 학부에서도 해당 과정을 준비 중이고 교대 부설초등학교에서도 IB 월드스쿨 인증을 받기 위해 시도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AI 소프트웨어 교육 등 미래형 교육에 대해 앞장설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임기동안 어떤 교원을 양성하는 데 주력을 다하고 싶은지?

A. 아무래도 IB 쪽으로 집중할 예정이다. 방학 때 교과목을 개설해 IB나 기초학력을 지도할 수 있는 교사가 될 수 있는 자격증을 부여하는 과정에 나서고 싶다. 이 과정을 이수한 학생이 전문 역량을 길러 현장에 나갈 수 있도록 키워주는 것이다.

이어 가능하다면 시민 교육으로까지 외연을 넓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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