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이 사라진다" 대구서 5년새 시중은행 25%↓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대구 영업점 2019년 114곳→작년 85곳
대구은행 영업점은 158곳→122곳… "차량형 이동점포 운영 확대"

지난해 완전히 문을 닫은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신매점. 정은빈 기자
지난해 완전히 문을 닫은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신매점. 정은빈 기자

해외여행을 준비 중인 직장인 김소영(31·대구 달서구 도원동) 씨는 최근 환전하기 위해 은행 지점을 찾았다가 진땀을 뺐다.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평소 모바일 앱을 사용하다 은행을 찾았는데 사람이 많아 깜짝 놀랐다"면서 "요즘은 주변에 ATM(현금자동인출기)도 많이 줄었다. ATM에서 돈을 찾을 때마다 대기줄이 길어 화가 난다"고 했다.

은행 영업점 감소 추세가 이어지면서 고객 불편도 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은 지난 5년 간 대구에서 연평균 점포 7곳을 철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은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대면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어 고객 불편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개 시중은행은 지난 5년 간 대구지역 영업점(지점·출장소)을 29곳(25.4%)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의 대구 영업점은 지난 2019년 3분기 말 114곳에서 지난해 3분기 말 85곳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구은행의 대구지역 영업점은 158곳에서 122곳으로 36곳(22.7%) 줄었다. 연도별 점포 수는 2019년 158곳, 2020년 151곳, 2021년 141곳, 2022년 124곳, 작년 122곳으로 감소 폭은 축소했다.

4개 시중은행이 전국에서 운영하는 ATM 등 자동화기기는 2만5천341개에서 1만9천585개로, 대구은행의 경우 2천138개에서 1천592개로 각각 감소했다.

대면 영업 감소에 임직원 수도 줄어들었다. 4개 은행 임직원은 6만1천286명에서 5만6천829명으로 4천457명(7.2%) 줄었고, 대구은행 임직원은 3천278명에서 3천144명으로 134명(4.0%) 감소했다. 비정규 직원은 49명(200명→249명) 늘었으나 정규 직원은 182명(3천54명→2천872명) 줄어든 것으로 나왔다.

은행권은 디지털 전환 추세에 따라 서비스 환경을 바꾸면서 오프라인 영업을 축소해 왔다. '금융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감소 폭을 줄이고 점포를 재배치하는 식으로 대안도 다양화하는 추세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영업점 축소에 따른 직원, 자동화기기 감소와 영업시간 단축 등으로 걸어서 갈 수 있던 영업점이 없어지고 지점마다 고객 밀집도가 높아져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불편이 커졌다"면서 "영속성을 위해 영리를 추구해야겠지만 공공성을 기반에 두고 디지털금융에 적응하기 힘든 소비자의 접근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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