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이든 "첨단기술 접근제한 계속" vs 시진핑 "발전권 박탈 좌시안해"

전화 통화로 4개월만에 소통…미중관계 관리기조 확인·기술전쟁 입장차
바이든 "대만해협 평화 중요"…시 "대만, 미중관계의 첫번째 레드라인"
美재무 3~9일, 국무도 수주내 중국 방문…양국, 고위급 소통채널 유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대만해협 평화·안정, 한반도 비핵화 진전 방안 등 양국간·글로벌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양국 관계의 안정적 유지·관리 기조에 뜻을 같이했으나 대만과 기술전쟁을 둘러싸고는 팽팽한 입장 차이를 재확인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지난해 11월 회담에서 논의한 마약 퇴치 협력, 지속적인 양국 군대간 소통, AI(인공지능) 관련 위험 완화, 기후 변화 대응 등 핵심 현안에서 이룬 진전을 점검하고 장려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정상회담 이후 미·중 관계의 진전은 양측이 이견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면서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미국은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의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에 대항하려 하지 않을 것"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올해 미중관계는 ▷평화를 중시하고 충돌하지 않고 대결하지 않는다는 최저선을 지키는 것 ▷ 도발하거나 선을 넘지 않고 안정을 유지하는 것 ▷ 믿음에 기초해 행동으로 약속을 이행하는 것 ▷ 신중한 방식으로 이견을 관리하는 것 ▷ 상호 존중하며 소통을 강화하는 것 등 몇가지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수일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수주 내에 각각 중국을 방문하고, 미중 국방장관간 통화, 중국 고위 관리들의 방미가 추진되고 있다고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했다. 또 주중 하와이 호놀룰루에서는 양국 군의 작전 담당 장교급이 나서는 해상군사안보협의체(MMCA) 회의가 열린다.

하지만 양 정상은 미중 전략경쟁의 핵심 이슈인 대만 문제와 기술 전쟁을 놓고 한치의 양보없는 팽팽한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남중국해에서의 법치와 항해의 자유 수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는 5월 대만 신임 총통(라이칭더) 취임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이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에 나서지 말 것을 촉구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면서 "대만 독립 세력의 분리주의 활동과 외부 묵인과 지원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부당한 무역과 투자 제한은 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미국의 선진 기술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약화시키는 데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정책"과 "비(非)시장 경제 관행"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는 첨단 반도체 등 핵심 기술 관련 공급망에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 기조를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한 발언이었다.

이에 시 주석은 "미국은 중국에 대해 끝없는 경제, 무역, 기술 억압 조치를 취했으며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목록은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디리스킹이 아니라 위험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공약"을 강조하며 비핵화 외교가 장기간 중단되면서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세간의 관측에 선을 그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시 주석의 언급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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