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만 강진에 세계 반도체 시장도 흔들리나…업계 '긴장'

'규모 7.4' 25년 만에 가장 강력
세계 1위 파운드리 TSMC 가동 중단…첨단 산업 피해 우려
대구경북 대만 수출 상위 품목 '반도체 소재' 부정적 영향 가능성

3일 대만 동부를 강타한 규모 7.4 강진으로 화롄 지역 건물이 심하게 기울어 있다. 출근 시간대에 발생한 이날 강진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9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3일 대만 동부를 강타한 규모 7.4 강진으로 화롄 지역 건물이 심하게 기울어 있다. 출근 시간대에 발생한 이날 강진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9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3일 오전 대만 동부에서 25년 만에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으로 대만 현지는 물론 글로벌 반도체 시장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강진으로 이날 오후 6시 현재 9명이 숨지고 820여명이 다치는 등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반도체 업계는 관련 기업이 대거 들어선 타이베이 인근 신주(新竹) 지구에서 강진이 발생했다는 점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인 TSMC의 연구개발 센터도 신주 과학단지에 있다. TSMC는 이날 지진 발생 직후 성명을 통해 일부 반도체 제조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이후 TSMC 측은 직원들의 현장 복귀가 시작됐다고 밝혔으나, 지진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파운드리 2위 업체인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는 신주과학단지와 타이난 소재 일부 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또한 세계 최대 반도체 후공정업체인 ASE 테크놀로지 홀딩 등 대만 반도체 업계에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로 대만에 4개의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도쿄 일렉트론은 강진으로 일부 시설이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강진에 따른 대만의 반도체 회사 피해는 고스란히 세계 반도체 업계의 영향으로 직결될 수 있다. 현재 대만 반도체 업계는 밀려드는 수요를 맞추기 벅찬 상황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회사의 생산이 TSMC 등 대만 파운드리 업체에 집중돼 있다. 미세 공정 반도체의 경우 단 한 번의 진동으로도 못 쓰게 될 수 있다.

국내 산업계도 대만 지진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한국이 대만에 수출한 메모리 반도체는 약 30억 달러 규모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SK하이닉스가 제작해 대만 TSMC 공장으로 보내져 AI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장착되는 물량으로 파악된다.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대구경북 반도체 기업들도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의 경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 수출이 일부 제한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무협)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구지역 인쇄회로기판 수출액 중 대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11%로 나타났다. 또 작년 경북지역 인쇄회로·실리콘웨이퍼의 대(對)대만 수출액은 23억5천만 달러(약 3조1천700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이근화 무협 대구경북지역본부 차장은 "대만이 지역 수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2% 안팎이지만 잠재력이 높은 반도체 소재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된다. 지진 피해규모 및 수습 과정을 예의주시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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