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고금리 기조에 경제 불확실성 커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 미국 물가는 여전히 높고 노동시장은 뜨겁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돈을 거둬야 할 이유가 더 크다는 의미다. 미국 2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해 예상치를 넘어섰다. 3월 비농업 일자리도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실업률이 낮다는 것은 임금을 더 줘야 채용할 수 있다는 뜻이고, 시장에 돈이 더 풀린다는 신호다.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6월이 아닌 7월로 예상하거나 금리 인하도 세 차례가 아니라 두 차례에 그칠 가능성을 점친다. 금리 인하 자체에 대한 회의적 반응마저 나온다.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수년 내 미 금리가 8% 이상 오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 연착륙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이라크가 원유 생산량을 줄이고 멕시코가 원유 수출 감축에 나서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수도 있다. 유가 상승은 물가에 부담이고, 금리 인하는 더 어려워진다. 3월 초부터 급등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금값도 나쁜 신호다. 투자자들이 세계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높게 보고 위험 회피를 위해 금을 매집한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지난해 말 1천28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1천350원대로 치솟았다. 수출에는 유리하지만 수입 가격이 올라 고물가 상황에 부담이다. 결국 한국은행은 12일에도 기준금리(3.50%)를 동결할 전망이다. 부동산과 내수 시장 회복은 늦춰질 것이다. 한동안 이어질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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