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팔면 팔수록 적자' 구멍난 한국가스공사…달러강세에 미수금 더 늘어나나

한국가스공사 "요금 현실화 필요한 시점"

한국가스공사 전경. 한국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 전경. 한국가스공사 제공.

중동 전쟁 위기 등으로 인한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에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환율이 치솟으면서 수입에 의존하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한국가스공사의 현 재무구조상 부담이 가중된다.

17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민수용 미수금은 전년 대비 51.5% 늘어난 13조110억원에 이른다. 민수용 미수금이 이렇게 늘어나게 된 것은 지난해 5월부터 1년 가까이 요금을 동결하는 등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가스공사 재무 계획에 반영된 원·달러 평균 환율과 실제 환율 차도 재무 구조 악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원·달러 평균 환율 기준을 1천243원으로 정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환율이 1천300원대 초반을 넘어섰다. 더욱이 최근에는 이란과 이스라엘 전쟁 확전 우려로 인해 1천400원대 안팎까지 치솟으면서 가뜩이나 손해를 보고 판매하는 가스 요금 손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평균 환율은 다음 달 기재부에서 받아 재무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각각 10%씩 상승했을 때 석유화학 분야 원가 상승률은 7.42%라고 발표했다. 요금 인상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결국 한국가스공사의 손해가 늘어 미수금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한국가스공사는 재무 정상화를 위해 가스 공급가격 조정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지금 원가보상률이 78% 수준이기 때문에 요금 인상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환율 유가 연동제가 실제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보니 미수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급비와 원료비 등 아직 결정된 상황은 없으며 산업부와 기재부 등과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으며, 요금 현실화는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수금= 한국가스공사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도시가스를 공급해 발생한 손해를 일종의 '외상값'으로 장부에 기록해 두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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