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법카·간식비 줄여가며…대구 기업들 초비상

고금리에 세계는 2개의 전쟁…불확실성 증가 허리띠 졸라매
불필요한 비용 감축 최우선…"예산확보 점점 어려워져", 희망퇴직자 받기도

성서산업단지 전경. 대구시 제공
성서산업단지 전경. 대구시 제공

경기 침체와 고금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지역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장기화되는 업황 부진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지역 기업들도 불필요한 비용 절감 노력은 물론 인원감축까지 고려하고 있다.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코로나19 이후 매년 부서별 영업이익경비율(CIR) 저감 목표를 정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예산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체감될 정도"라며 "직원 간식 비용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구은행은 퇴직을 목전에 둔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희망퇴직자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80명의 직원이 희망퇴직했고, 올해도 동일한 수준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역대급 부채가 발생한 한국가스공사도 예산절감 지침을 통해 비용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부채 감축노력을 위해 내부적으로 비용을 줄여서 사용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명시적으로 예산을 몇 퍼센트씩 줄이라는 기준은 정하지는 않았지만, 부서별로 목표치를 정해 예산절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내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도 예산 절감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원가 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다 고금리,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현실화한 경영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대홍코스텍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워낙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판공비 등을 줄여왔다"며 "더 이상 줄일 부분이 없어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에스엘 관계자는 "갑자기 실적이 좋지 않다고 당해연도 예산을 감축하거나 예산 자체를 두고 절감하는 방식이 아닌 공장별 손익실적에 따른 예산 계획을 마련해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대구 건설 업계도 법인 카드 사용을 최소화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지역 섬유업체 대표는 "원자재,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 지출을 줄이는 것은 물론 인원 감축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통업계에서도 예산 절감을 위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유통산업의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넘어간 데다, 중국 이커머스의 거센 성장세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지역 한 유통전문 중견기업 관계자는 "코로나 당시와 비교해도 최근 경기가 더 안 좋은 상태"라며 "한도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당분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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