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검이 해결사?…성과도 있지만 시간만 끌다 '결국 용두사미'

최순실 국정농단·드루킹 댓글조작 특검 등 일부 성과 사례로 꼽혀
옷 로비·BBK 의혹 사건 등 다수 특검 수사는 혹평 받기도
"역대 특검의 명암 제대로 살펴야"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관련 수사 안미영 특별검사팀 현판식. 연합뉴스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관련 수사 안미영 특별검사팀 현판식. 연합뉴스

정치적 외풍이나 이해관계 때문에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받는 사건을 중립적인 특별검사에게 맡겨 수사하는 특검제도는 일부 성공 사례도 존재하지만 용두사미에 그쳤다는 비판도 적잖다.

특검은 국회에서 별도로 제정하는 특검법이나 상설특검법(2014년 제정)에 따라 임명한다. 역대 특검 15번 중 14번은 별도 입법을 통해 진행됐고 '세월호참사 증거조작 의혹사건' 특검만 상설특검법에 따라 꾸려졌다.

이 가운데 합격점을 받는 특검은 4건 정도가 꼽힌다. 2001년 이용호 게이트 사건 특검은 이용호 ㈜G&G그룹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조사해 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을 다수 구속시키는 성과를 냈다.

2003년 대북 송금 사건 특검도 김 전 대통령의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구속 기소해 징역 3년형을 끌어냈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30여 명을 재판에 넘겼다. 가장 성공한 특검 중 하나로 꼽혔으나 당시 수사를 지휘한 박영수 특검이 '가짜 수산업자 금품수수', 대장동 특혜·비리 의혹에 연루돼 구속 기소되며 오명을 남겼다.

2018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도 당시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재판에 넘겨 징역 2년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특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경우도 상당하다. 1999년 옷 로비 사건 특검은 로비의 실체를 규명하지 못한 채 '앙드레김의 실명이 김봉남이란 사실만 밝혔다'란 혹평을 받았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 사건, 2007년 삼성 비자금 사건 특검도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2007년 이명박 BBK 의혹 사건 특검은 이 전 대통령 혐의를 규명하지 못한 것은 물론 '정치적 면죄부를 줬다'는 평가도 들었다.

2010년 스폰서 검사 의혹사건 특검은 4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를 받아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2012년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사건 특검 역시 대통령 일가 핵심에 다가서지 못한 채 김인종 전 경호처장 등 청와대 관계자 3명을 기소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특검 수사의 한계는 주로 '살아 있는 권력'을 대상으로 하는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이란 분석이 나온다. 근거 없는 의혹을 바탕으로 법안을 제정해 정치권이 특검에 책임을 떠넘긴 결과라는 지적도 받는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특검이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수사를 해주길 국민은 바라지만 여야의 첨예한 이해관계와 맞물린 탓에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상대로부터 편향적이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야 정치권이 마치 특검을 의혹 사건 해결의 만병통치약처럼 여기며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역대 특검 사례의 명과 암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