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2년 간 36만명' 역사 남기고…2·28공원 헌혈의 집 사라진다

헌혈의집 2·28기념중앙공원 센터 운영 종료
22년 운영 간 36만3천777명 찾아 헌혈
이전 사유는 협소한 공간, 이용 인원 감소 등
수요 변화 반영해 달서구 월성동으로 이전

22일 대한적십자사 직원들이 헌혈의집 2·28기념중앙공원센 운영 종료를 알리는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남정운 수습기자
22일 대한적십자사 직원들이 헌혈의집 2·28기념중앙공원센 운영 종료를 알리는 현수막을 부착하고 있다. 남정운 수습기자

대구시내 현존하는 헌혈의 집 중 가장 오래된 2·28기념중앙공원센터가 22일 문을 닫았다. 이곳은 10여년 전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헌혈 명소'였지만, 이후 점차 이용객이 감소하면서 달서구로 재배치 돼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은 이날 2·28기념중앙공원센터 운영 종료 절차를 밟았다. 2014년 수여받은 '헌혈 실적 1위' 현판을 제거하고, 외부 벽면에는 운영 종료 안내 현수막을 내걸었다. 센터 내부의 각종 물품들에도 이전 작업을 위한 구분표가 붙어 있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센터의 인력과 물품 대부분은 오는 31일 새로 문을 여는 '신월성센터'로 옮겨간다.

이곳에서 10년 넘게 헌혈해왔다는 이호건 씨도 마지막으로 센터를 찾았다. 이날 493번째 헌혈을 마친 이씨는 "여기서 300번째, 400번째 헌혈했던 날이 떠오른다. 많은 추억이 있는 공간이 운영을 종료한다니 아쉽다"면서 "센터가 달서구로 옮겨지는데, 나도 그곳으로 따라가서 꾸준히 헌혈하겠다"고 말했다.

2·28기념중앙공원센터는 2003년 7월 설립됐다. 공원 조성 과정에서 관리사무소 건물 일부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문을 연 이래로 22년간 운영된 것이다. 그동안 2.28기념중앙공원센터에는 36만3천777명이 방문해 피를 나눴다. 지난 2007년 2만4천238명이 방문해 정점을 찍은 뒤 지난 2014년 2만1천603명이 방문, 당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헌혈자를 배출한 센터로 기록됐다.

다만 그 이후로는 2017년 1만3천560명, 지난해 6천946명만 센터를 찾는 등 이용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왔다.

대한적십자사 측은 운영 종료 결정에 이르기까지 센터 내‧외부적 상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왔다고 밝혔다. 센터 건물이 노후화 된데다 비좁은 점, 헌혈자가 지하 1층까지 오르내려야 하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 대구의 부도심지역이 떠오르면서 4곳에 달하는 동성로 일대 헌혈센터 중 일부는 재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점차 힘이 실렸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마침 대구시가 제공한 무상 임대 기간 또한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다"며 "여러 요인을 종합해볼 때 지금이 이전하기에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적십자사는 기존 센터 이용자들이 인근 센터 3곳에서 헌혈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월성센터 개소 소식을 알리고, 인근 주민들의 헌혈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정식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원장은 "22년 동안 대구의 중심 동성로에서 헌혈 명소로 사랑받았던 2·28기념중앙공원센터는 운영을 종료하지만, 달서구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신월성센터가 더 많은 대구시민 참여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호건씨가 2.28기념중앙공원센터 운영 마지막 날 방문해 본인의 493번째 헌혈을 하고 있다. 남정운 수습기자
이호건씨가 2.28기념중앙공원센터 운영 마지막 날 방문해 본인의 493번째 헌혈을 하고 있다. 남정운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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