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임기 후반기는 '여당·정부·대통령(당정대)의 원팀' 강화 노력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임기 전반기 막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윤 대통령 탄핵 움직임을 노골화하는 가운데 여당이 정부·대통령과 자주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동반 지지율 추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점은 뼈아프다.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실과의 대립각을 세우면서 당정 갈등은 연이어 불거졌다. 비대위원장 시절에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국민이 걱정할 부분 있다"고 언급해 대통령과 갈등설에 휩싸인 게 대표적 장면이다.
한 대표는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중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을 제안해 대통령실과 이견을 노출했다. 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대통령실과 의견 충돌 양상이 더 잦아졌다. 8월에는 대통령실에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 제안을 했다가 사실상 거절당했다.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당 내홍은 친윤석열(친윤)·친한동훈(친한) 계파 간 감정싸움 양상으로 확전됐다. 한 대표의 연이은 독대 요청이 대통령실을 압박한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겨우 성사된 '81분 면담'은 한 대표의 쇄신 변화 요구를 전달하는 선에 그쳤다.
당정 갈등이 길어지는 사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10월 국정감사 동안 김건희 여사 특검 총공세에 나섰고, 윤 대통령 탄핵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여당 안팎에선 한 대표의 정치 스타일에서 당정 갈등의 원인을 찾는 의견이 많다. 먼저 민감한 정치 사안에 대해 언론 등에 자신의 생각을 먼저 노출함으로써, 대통령실을 몰아세우는 구도를 만드는 소통 방식이다.
여당 한 중진의원은 "당 대표가 대통령과 틈 날 때마다 자주 만나 의논해야지, 의제·일시를 미리 외부에 다 알리고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만을 전했다.
한 대표가 63% 높은 지지율로 취임했지만 당정갈등으로 당 장악력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성동 의원은 최근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고 한 대표를 직격한 바 있다.
결국 당정과 대통령실이 다시 하나로 뭉치면서 국정 후반기 반등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치·선거 컨설팅 전문가 이주엽 엘앤피파트너스 대표는 "정부 여당은 한 몸이 기본인데 현재는 '정부 따로, 용산 따로, 여당 따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친윤과 친한이 갈리는데, 지금부터라도 당정과 대통령실이 일체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결속력을 다지는 일이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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