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확정으로 금융시장은 한동안 큰 변동성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달러' 기조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 현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달러 초강세에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00원대를 터치했다. 7일 국내 자금중개사 서울외국환중개(SMB)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4.5원을 기록했다. 이는 장중 1,413.5원까지 오른 지난 2022년 11월 7일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 종가는 1,396.6원으로 집계됐다. 미 대선 결과 윤곽이 나온 지난 6일 1,396.2원에서 추가 상승한 것이다.
달러 가치와 함께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글로벌 채권 금리는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채권시장 벤치마크(기준점)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6일 4.479%로 마감했다. 4개월 만에 최고치다. 3년 만기 한국 국고채 금리는 지난 6일 2.960%로 0.042%포인트(p) 올랐다가 7일 2.922%로 내리며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우선주의 심화가 예고된 데 따라 달러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연내 1,420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높은 환율과 관세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정책 공약에 대한 우려가 반영돼 미 국채 금리가 급등했고 이에 연동해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 재정지출 확대와 관세 부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등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 폭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은 이번 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 여부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시선이 쏠린 분위기다.
시장은 이달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된 상황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 '빅컷'(0.50%p 금리 인하)에 이어 연 4.50~4.75%로 '베이비스텝'(0.25%p 금리 조정)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FOMC 결과를 확인한 다음인 오는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장희종 iM증권 연구원은 "레드 스윕(공화당의 상·하원 장악) 가능성을 고려하면 달러와 시장금리 고공행진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전 트럼프 집권 시절 미국 증시는 여타 증시보다 강세가 뚜렷했고, 달러도 전반적으로 큰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른 미국만의 강세가 이번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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