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13일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에 모두 '전원일치' 기각 판결을 내리면서 그 의미와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헌재가 이들 모두 파면될 만한 사유 없이 탄핵소추됐음을 확인한 것을 넘어, 윤석열 대통령 사건 선고 향배에 대한 가늠자가 될 수도 있다는 해석에서다.
먼저, 주의 깊게 볼 대목 중 하나는 헌재의 직전 탄핵심판 선고였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사건에서 4대 4로 극명하게 갈렸던 의견이 전원일치로 바뀐 대목이다. 당시 불거진 정파성에 대한 비판을 헌재가 인식한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당시 취임 이틀 만에 탄핵된 이 위원장에 대한 판결이 4대 4로 갈리면서 '우리법연구회' 출신 헌법재판관 비율에 대한 조명이 이뤄지기도 했다.
중도 및 진보 성향으로 구분되는 이미선, 정정미, 정계선 재판관이 최재해 감사원장의 일부 불법 행위를 확인하면서도 이를 '별개 의견'으로 남기는 데 그치는 등 재판관 전원일치의 '그림'이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 탄핵심판도 헌재 내 '진영'을 그대로 반영해 극명히 갈리는 결론을 내리기보다, 의견을 모아 사회적 갈등이나 헌재를 둘러싼 시비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이번 4건의 기각 판결이 윤 대통령 사건에서 윤 대통령 측 논거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앞서 야당의 무분별한 '줄탄핵' 및 그 시도를 비상계엄 선포 배경 중 하나로 꼽았기 때문이다.
다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줄탄핵으로 전시나 사변에 준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한 게 아니다"면서 "야당에 대한 비판의 논거는 될 수 있지만 대통령 탄핵 사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도 "헌재가 '국회 탄핵안 의결 과정에서 법적 절차가 준수됐고 위헌·위법 행위가 일정 수준 이상 소명돼 탄핵소추권이 남용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한 점도 인식해야 한다"며 "탄핵심판 선고에 앞서 4건의 '전원일치 기각'으로 헌재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명분'을 확보하는 측면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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