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팔 없는 왼발박사'로 매일신문에 여러 차례 보도 된 이범식(60) (사)한국장애인IT복지협회 회장이 제45회 장애인의날(4월 20일) 기념식에서 제29회 올해의 장애인상(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올해 장애인의날 기념식은 지난 18일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조홍규 복지부장관, 장애인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올해의 장애인상을 수상한 이씨는 1985년 11월 22살 전기공으로 일하던 중 2만2천99V의 고압전기 감전사고로 양팔과 오른쪽 다리가 절단된 지제장애 1급 장애인으로, 지난 39년 동안 도전과 봉사정신으로 장애인 재활과 자기 극복을 통해 장애인 인식 개선 및 사회통합에 기여한 공로다.
이범식 씨는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는데 이번 수상은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기쁘다.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성원 덕분에 수상을 하게 된 것 같다. 특히 저의 손과 발이 돼준 아내(김봉덕)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장애인들에게 장애를 좌절로 받아들이지 말고 이를 발판으로 도전하면 누구든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 장애인 인식개선 등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도전이라는 희망의 불꽃은 삶을 변화시키고 앞길을 밝혀준다라고 확신한다"면서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우리 사회에 희망을 전하는 강사로 활동을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올해 10월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해 오는 7월 광주~경주간 도보 국토 종주를 할 계획이다.

이씨의 삶은 파란만장한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몇차례의 인생 전환점이 있었다.
첫번째는 양팔과 오른쪽 다리를 잃고 절망해 삶의 의욕을 잃고 있었을 때 1991년 우연히 경산 가구골목을 지나다 컴퓨터를 접했다. 장애인이 내가 먹고 살 일은 컴퓨터라고 생각했다. 남은 왼발 발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마우스를 사용하는 등 각고의 노력으로 컴퓨터를 배우고 익혔다.
이렇게 어렵게 배우고 익힌 컴퓨터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컴퓨터 조립 판매업에 종사하다 IMF로 파산해 부모형제와 살고 있던 판잣집도 잃고 신용불량자가 됐다. 하지만 컴퓨터 관련 강사와 방문 수리 등을 하면서 채무를 변제하는 등 신용회복을 했다. 장애인들을 위한 컴퓨터 교육과 기증사업을 통해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에 앞장섰다.(매일신문 2004년 9월 13일 보도)
또 47세의 늦은 나이에 대구대 산업복지학과 3학년 편입학해 학업에 매진, 2021년 2월 대구대 대학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도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박사학위 취득후 문경대,영남이공대 등에서 장애인 재활 분야 강의를 하면서 후진양성에 기여했다. 또 학교와 관공서 등에서 희망을 전하는 강사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장애를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자 2022년 저서전 '양팔 없이 품은 세상'을 출간했다.
이 씨는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와 '누구나 도전하면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지난해 7월 15일부터 8월 16일까지 31일 동안 서울 광화문에서 경북 경산시청까지 총 462km, 65만9천여보의 국토 도보 종주를 완주하는 등 인간승리의 표상이다.(매일신문 2024년 8월 17일 보도)
그는 최근 서울~경산간 국토 도보 종주기 '꺾이지 않는 마음'을 출간했다.
이씨는 "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까지 제가 26년 걸렸고, 또 실질적으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까지 36년 걸렸다"면서 "일찍 다쳐줘서 고맙고, 많이 다쳐줘서 고맙다라고 이야기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동안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어 나오면서도 그만한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또 더 나이가 들기 전에 그래도 이 사회에 기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겨서 좋다는 뜻이다.
"이번 올해의 장애인상 수상을 계기로 비록 중증 장애인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이 사회를 위해, 비장애인과 장애인들을 위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더 열심히 살아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