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아파트 분양시장 공급 불균형…'입지+가격'이면 통한다

수급 불균형 사이클…"악순환 고리 끊어야"
상반기 밀어내기식 분양 현상 두드러져

대구 주택 시장 장기 침체로 준공 후 미분양이 크게 늘고 있다. 16일 대구 시내 한 아파트 분양 홍보관 모습.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 주택 시장 장기 침체로 준공 후 미분양이 크게 늘고 있다. 16일 대구 시내 한 아파트 분양 홍보관 모습.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025년 상반기 대구 아파트 시장은 양극화의 소용돌이 속에 빠졌다. 오랜 기간 반복해 온 공급 과잉과 부족 현상 사이클이 또다시 고개를 들면서 향후 시장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입지'와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두 축은 여전히 주효한 기준으로 재확인되면서 실수요 중심의 시장 재편은 물론 향후 분양 시장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구 지역 연도별 입주 물량 추이(2007~2027년). 애드메이저 제공
대구 지역 연도별 입주 물량 추이(2007~2027년). 애드메이저 제공

◆수급 불균형 반복하는 대구 부동산 시장

16일 애드메이저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대구경북 주택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입주가 됐거나, 입주 예정인 20년간(2007~2027년) 대구 지역 평균 입주 물량은 1만3천631가구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이 기간 대구 입주 시장이 2~6년을 주기로 평균 입주량 대비 물량이 초과하거나 부족한 현상을 반복해 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입주 물량이 초과하는 기간을 살펴보면 2007~2009년, 2016~2017년, 2021~2024년이다. 가장 많이 입주가 초과한 연도는 2023년으로 평균 대비 입주 물량 1만8천194가구를 초과했다.

평균 입주 대비 입주량이 부족한 시기는 2010~2015년, 2018~2020년, 2025~2027년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오는 2027년 입주 물량은 1천98가구에 그쳐 평균 입주 물량 대비 1만2천533가구나 부족하다. 특히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대구 입주 물량은 총 2만1천112가구로 3년치 평균 입주량(4만893)과 비교해 절반(51.62%) 수준에 불과해 부족 현상을 겪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대구 지역 연도별 구별 입주 물량 현황(2025~2027년). 애드메이저 제공
대구 지역 연도별 구별 입주 물량 현황(2025~2027년). 애드메이저 제공

2027년까지 예상되는 입주 물량 부족은 대구 구군별로도 큰 격차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입주물량은 중구(1천870가구), 달서구(3천384가구), 서구(2천902가구), 북구(1천934가구), 수성구(1천353가구), 동구(997가구) 순으로 많지만, 총 1만2천440가구로 최근 20년간 평균 입주 물량보다 적은 수준이다.

또 2026년에는 남구(4천548가구), 달서구(1천265가구), 북구 822가구), 동구(540가구), 수성구(399가구)에서 7천574가구가 입주한다. 2027년에는 20년간 입주물량 평균 대비 8%(1천98가구)에 불과하다. 입주 물량도 북구에서만 예정돼 있다. 달성군의 경우 올해부터 2027년까지 입주 물량이 단 하나도 없다.

조두석 애드메이저 대표는 "그동안 수급 조절이 되지 않다 보니 이 같은 현상을 지속적으로 반복해 왔다"며 "대구시 등 지자체에서 해마다 공급과 수요에 대한 관리 등 수급 관리에 나서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관리해 인허가를 제한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2025년 상반기 분양 단지 현황. 애드메이저 제공
2025년 상반기 분양 단지 현황. 애드메이저 제공

◆상반기 대구 분양시장 참패

이 같은 문제는 분양률 저하, 준공 후 미분양 사태 등 대구 부동산 분양 시장 침체로 이어졌다. 지난 2021~2024년 이어진 입주물량 급증으로 주택 시장이 일시적 포화 상태를 겪었고, 이는 신규 분양 단지 수요 감소를 초래했다.

올해 상반기 7개 단지가 모두 후분양을 진행했다. 입주 시기가 다가오면서 더 이상 분양을 미루기 힘든 단지들이 일명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선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침체한 시장 상황 속 선분양 예정단지도 관망하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올해 상반기 대구에서 분양에 나선 7개 단지(2천644가구)의 일반분양은 1천865가구로 집계됐다. 가장 최근 분야에 나선 범어 아이파크 2차(75.19대1)를 제외한 분양 결과는 참담했다. 반고개역 푸르지오(1.66대1), e편한세상 동대구역 센텀스퀘어(0.84대1), 반월당역 반도유보라(0.81대1), 더파크수성못(2.23대1), 벤처밸리푸르지오(0.03대1), 어나드범어(0.61대1) 등 모두 미분양됐다.

2025년 상반기 분양단지별 청약 결과. 애드메이저 제공
2025년 상반기 분양단지별 청약 결과. 애드메이저 제공

악조건 속에서도 결국 '입지'와 '합리적인 가격' 등을 갖춘 단지에 매수 희망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범어 아이파크 2차는 대구 학군 1번지 범어동에 위치한 데다, 인근 단지에 형성된 가격 대비 저렴한 분양가격이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올해 청약 중 유일하게 성공했다.

어나드범어도 전체 청약은 미달됐지만,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펜트하우스가 최고 15대 1의 경쟁률 기록하는 등 대형 평수 위주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최근 전세가율이 반등하면서 점진적 회복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대구 지역 전세가율(84㎡ 기준)은 지난 2023년 하반기(64.6%) 이후 2024년 상반기(64.1%) 하락한 뒤 저점을 다졌다. 이후 2024년 하반기(64.3%), 2025년 1~5월(64.7%)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 한 부동산 전문가는 "똘똘한 한 채는 역시 시장에서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수요층이 한정적인 고가 아파트의 경우에도 원하는 층이나 구조의 주택을 지정해 매입하기 위해 청약에 참여하지 않고 별도로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침체한 대구 부동산 시장에 변화를 줄 만한 시그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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