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후 소수야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장관 인사청문회가 한창이지만 예전이라면 진작 사퇴하거나 낙마했을 후보자들이 버티고 있는 모양새다.
보수정당에 크게 실망한 민심이 돌아오지 않으니 정부여당에 대한 뼈 있는 비판에도 여론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매일 같이 야근을 해가며 청문회를 준비한 보좌진들도 힘이 빠지는 표정이다.
비상계엄과 탄핵, 후보교체 논란과 조기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당이 보여준 난맥상에 지지율은 20%대까지 떨어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온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물론 혁신위원회까지도 이렇다 할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보수정당 지지자들의 속을 끓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먹구름도 뒤에는 햇살이 있다'(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고 했던가. 구름 낀 당내 기상도를 바꾸는 단초가 될 만한 대구경북 청년 의원들의 분투가 눈길을 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경산의 초선 조지연(38) 의원이다. 조 의원은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자금 모금 성격의 출판기념회를 근절하는 출판기념회금지법을 발의하고 나섰다. 이 법안에는 다수 초청을 통한 출판물 판매 행사, 입장료·참가비 등 받는 출판기념회 등을 개최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민석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출판기념회를 통한 사실상의 편법 정치자금 확보를 공격하는 행위로 비칠 수도 있었으나 조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갔다.
상당한 실효성이 기대되는 동시에 동료 의원들의 지지까지 얻기는 쉽지 않은 법안이지만, 그는 298명 현역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동참 서명을 받고 있다. 16일 오후 기준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의원 39명이 서명했다고 한다. 조 의원은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낮은 단계의 쇄신"이라며 청년 정치인 특유의 추진력을 보였다.
또 다른 주자는 대구 북구갑의 우재준(37) 의원이다. 우 의원은 이달 초 한 보도전문채널 방송 인터뷰에서 '3선 이상 중진의 차기 총선불출마 선언이 있어야 한다'는 수위 높은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우 의원은 이날 "지금은 인적 쇄신에 대한 얘기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진 선배들의 차기 총선 불출마 정도는 담아야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변화와 반성이라는 것을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중진 선배들은 여당으로서 탄핵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두 번 겪은 분들"이라면서 "어떠한 행동을 했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우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용감하게 던진 메시지는 이후 당 혁신위와 비대위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개혁 논의를 촉발시키는 마중물이 됐다고 여겨진다. 그 가능성이나 효용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별개로 '이 정도로 과감하게 목소리를 내는 의원이 오랜만이라 반가웠다'는 반응도 많았다.
초선이라고 해서 목소리 높이기가 쉬울까. 공천권 영향력이 절대적인 국내 정당 문화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앞길이 구만 리'인 청년 정치인의 일상이야말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의 지난한 균형잡기의 연속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대구경북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표를 갉아먹는 보수정당 몰락의 원흉인 양 공격받는 시점에서 이들의 분투는 더욱 의미가 크다. 당내 청년 정치인들의 '용감한 시도'에 합리적 다수가 힘을 보태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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