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푸틴에 실망한 트럼프의 관세 강공…브로맨스도 깨지나

우크라의 편에 선 미국, "공격용 무기도 공급할 것"
크렘린궁 "미국 대통령 발언, 심각하게 받아들여"
러시아 지배층 일부 "푸틴의 지나친 욕심이 패착"

2018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2018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와 푸틴의 브로맨스는 여기까지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진 종전협정(러시아-우크라 전쟁)에 실망한 탓인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한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제는 대러 유화책을 접고,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서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은 그동안 전쟁 피해 당사국은 우크라이나 입장을 뒤로 한 채, 침략국 러시아의 편에서 종전협상을 주도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미국의 각종 제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국지전 형태로 우크라이나를 간헐적으로 공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강경책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선언하고, 50일 내에 종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2차 관세 100%를 부과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미국 내 여론은 "우리 전쟁은 아니다"며 직접적인 개입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미국의 압박에 대해 러시아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심각하며 그들 중 일부는 푸틴 대통령과 직접 관련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명 미국이 무엇을 말한 것인지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푸틴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직접 논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러 강경 드라이브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러시아 모스크바 광장의 크렘린궁. 연합뉴스
미국의 대러 강경 드라이브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러시아 모스크바 광장의 크렘린궁. 연합뉴스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금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나토 국가들, 그리고 유럽연합(EU)이 한 이런 결정을 평화의 신호가 아닌 전쟁 지속의 신호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3차 협상을 할 준비가 됐으며, 협상 시기에 대한 우크라이나 측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외무장관회의 기자회견에서 "'50일' 시한이 어떤 의도가 있는지 이해하고 싶다"고 되물었다.

러시아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경고가 '최후통첩'이라며 불쾌해하면서도 매우 가혹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타스 통신에 "최후통첩을 수용할 수 없다"며 "정치적 외교적 노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지배층 일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변심'을 놓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패착을 탓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그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에서 지나치게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하다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아서게 만들었다는 게 시각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이전부터 우크라이나 휴전을 호언장담하며 푸틴 대통령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으나 러시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듯 전선을 밀어붙이며 공세를 오히려 강화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