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시험지 유출 사건과 관련해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17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경북교육청으로부터 사건의 경과보고를 받은 뒤 제도적 허점과 후속 대응책 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직 기간제 교사의 학교 출입 경로와 유출 과정에서 드러난 보안 관리의 미비점이 집중 도마 위에 올랐다. 도의회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지난해 계약 만료로 학교를 떠났지만, 출입 지문이 그대로 등록된 채 유지돼 있었고, 인쇄실 열쇠와 학년 교무실 비밀번호까지 행정실장을 통해 사전에 확보해 둔 상태였다.
해당 교사는 사건 당일인 4일 새벽, 지문 인식을 통해 교내로 진입한 뒤 시험지가 보관된 인쇄실에 접근했지만, 이중 잠금장치 때문에 실패하자 학년 교무실로 이동, 비밀번호를 입력해 문을 열고 국어과목 관련 자료를 탈취하려다 보안벨이 작동하면서 적발됐다. 당시 이 교사는 시험지 유출을 청탁한 학부모와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학교 측은 5일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고, 경찰은 11일 경기도 분당에서 전 교사를 체포, 14일 구속했다. 이튿날엔 시험 유출을 지시한 학부모와 관련 교직원도 줄줄이 구속되며 파문은 일파만파 커졌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교내 보안 시스템 전반을 전수조사하고 있으며, 향후 지문 등록 등 출입 시스템의 관리 지침을 전면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도교육청은 안동 사건을 계기로 도내 각급 고등학교의 시험지 보관 및 출입 통제 시스템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특히 인구가 적은 지역 소규모 학교의 경우 행정 인력이 부족해 보안 관리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회의에 앞서 도의회를 방문한 피해 학부모들은 "시험지 유출로 인해 등수가 밀려 대학 입시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다"며 조속한 조치를 요청했다. 실제로 시험지를 유출받은 학생은 1등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로 인해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른 2등 학생이 피해를 입은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박채아 경북도의회 교육위원장은 "시험지 유출로 부당한 이익을 본 학생에 대한 조치를 이달 안에 마무리해야, 나머지 학생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입시 일정이 촉박한 만큼 형식적인 절차보다 신속하고 단호한 행정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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